[‘대학 새내기 철학 입문서’ 20선]철학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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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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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무엇입니까?”

제자의 물음에 스승이 답한다. “우리 아이가 ‘아빠 하는 게 뭐야’라고 묻기에 ‘철학’이라고 했더니 ‘철학이 뭐야’ 이렇게 묻더군요. ‘그렇게 묻는 게 철학이야’ 그렇게 답했지요. 그래도 잘 이해가 안 되는지 다시 묻기에 ‘지혜 사랑’이라고 했지요.”》
제자는 출판평론가 표정훈 씨, 스승은 강영안 서강대 철학과 교수다. 표 씨는 서강대 철학과에 다닐 때 강 교수로부터 사유하는 법을 배웠다. 20년 만에 다시 철학을 논한 두 사람의 대화는 2008년 ‘20년 만의 특강 철학이란 무엇입니까’라는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들은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한 번쯤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물음에 친절히 답해주는 스승을 둔 표 씨 같은 행운아는 많지 않다. 대부분은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이런 새내기들을 대신해 전문가들에게 철학 입문서 추천을 부탁했다. 서광사, 그린비, 민음사, 이학사, 아카넷 등 철학책을 많이 내는 출판사 편집자들과 교보문고의 철학책 담당 북마스터가 비교적 쉬운 철학책을 추천했다. 이를 바탕으로 동아일보 문화부 출판팀이 20권을 선정해 ‘2010 책 읽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시리즈 ‘대학 새내기에게 권하는 철학 입문서 20선’을 10일 시작한다.

박병철 부산외국어대 교수는 ‘영화 속의 철학’에서 영화를 통해 철학의 기본을 파헤쳤다. ‘레인 메이커’로 법과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크시티’에선 인격의 동일성, ‘래리 플린트’에선 자유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철학자 이정우 씨는 ‘개념-뿌리들’에서 이미지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를 비판하고 사유의 근본인 개념의 확립을 강조한다. “이미지는 사물을 즉물적으로 느끼게 할 뿐이며 우리로 하여금 깊이 사유하게 해주는 것은 개념”이라는 것이다.

‘호모 에티쿠스’는 소크라테스부터 칸트까지 서양 윤리 사상사의 스펙트럼 속에서 삶의 가치를 모색해볼 수 있는 책이다. 김교빈 호서대 교수가 쓴 ‘동양철학 에세이’는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의 사상을 다뤘다. 그는 “책에 나오는 사상가들은 춘추전국의 긴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애쓴 사람들이어서 그들의 사상 속에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논리와 함께 강한 실천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서양의 대표 철학자 38인의 사상을 다룬 ‘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문학 작품을 통해 철학 담론을 펼친 ‘철학 카페에서 문학 읽기’ △자각, 실체, 자아 등 서양 근대철학이 주목했던 주제들을 설명하는 ‘서양 근대철학의 열 가지 쟁점’ △슬라보이 지제크를 비롯한 철학자 17명이 영화 ‘매트릭스’를 각자의 사유 방식으로 해석한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니체, 프로이트, 파스칼 등의 관점에서 인간의 본성을 파헤친 ‘인간 본성에 관한 철학 이야기’ △한국철학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짚은 ‘한국철학사-16개의 주제로 읽는 한국철학’ 등을 소개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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