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어른들은 우리 마음 너무 몰라요”

  • Array
  • 입력 2010년 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사진 제공 보물창고
사진 제공 보물창고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이금이 글·최정인 그림/64쪽·9800원·보물창고

엄마 원숭이가 몽몽이를 데리고 코끼리 의사 선생님의 병원에 왔다. 엄마는 “우리 몽몽이가 못된 삼요병에 걸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몽몽이는 코끼리 선생님이 “어디가 아픈 거야”라고 묻자 “몰라요”라고 소리쳤다. 선생님이 “어서 말해봐”라고 헸더니 이번에는 “싫어요”. 코끼리 선생님은 화가 나서 “말하기 싫으면서 병원에는 왜 왔어”라고 혼을 냈다. 그러자 몽몽이는 “그냥요”라고 대답했다. ‘몰라요, 싫어요, 그냥요’라고 말하는 것이 지금 동물나라에 퍼진 삼요병이었다.

코끼리 선생님의 치료 방법은 매였다. 코끼리 선생님의 아들 밤부는 학교 급식에 제일 싫어하는 콩자반이 나오자 화가 났다. 밤부는 선생님께 혼나는 게 무서워 억지로 다 먹었다. 밤부의 식판을 본 선생님이 “밤부가 콩자반을 좋아하는구나”라며 다시 콩자반을 듬뿍 담아주셨다. 밤부 맘도 모르면서….

집에 온 밤부는 아버지가 “급식 때 뭘 먹었냐”고 묻자 울음이 터져 나왔다. 아버지는 “지난번처럼 콩자반을 다 버린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밤부는 “몰라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말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었다. 방으로 들어가던 밤부는 바닥에 있던 장난감을 걷어찼다. 아빠가 “이게 무슨 짓이야”라고 소리쳤다. “그냥요!” 밤부는 이 말을 남기고 다시는 문이 열리지 않을 것처럼 방문을 쾅 닫아 버렸다.

몽몽이와 밤부처럼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 마음을 몰라줘 속상하다. 이 책은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아이 말을 들어주지 않고 강요만 하는 부모들도 참고할 만하다.

저자는 1984년 새벗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돼 등단한 후 20여 년 동안 수십 편의 동화를 발표했다. 저자의 ‘송아지 내기’ ‘우리 집 우렁이각시’ 등 4편의 동화가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저자의 작품들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