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특집]설 준비에 지친 심신… □ 하나면 사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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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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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애리조나 리퍼블릭’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10가지 방법을 최근 소개했다. 느린 노래를 들어라, 명상해라, 친구와 손을 잡고 걸어라, 웃어라…. 그리고 ‘향초를 켜라.’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엘리자베스아덴은 올해 100주년을 맞아 ‘레드도어’ 향수의 향기를 오롯이 담은 기념 향초를 내놓는다. 이 회사가 향초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 엘리자베스아덴은 “현대 여성들에게 아로마(aroma)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외신들은 연인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려면 초콜릿과 꽃다발, 향초를 갖추라고 너나없이 제안하고 있다. 설 준비에 지친 몸과 마음, 집 안에 가득 찬 기름진 명절음식 냄새에도 향초가 제격이다. 어둠을 살짝 밀어내는 작은 빛, 부드럽게 스며드는 은은한 향기. 작은 향초 하나에 따스하고 평화로운 세계가 깃들어 있다.

○ 향초의 힘
영국의 아로마세러피스트 마기 티설랜드는 저서 ‘여성을 위한 아로마테라피’에서 정신적으로 지쳤을 때는 바질 향을, 원기회복이 필요할 때는 로즈마리 향의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아이가 잠이 오지 않는다고 호소할 때는 라벤더 향기를 맡도록 하며, 주변 공기를 정화시킬 때는 베르가모트나 레몬 오일을 이용한다.

향초의 아로마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주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전문가들은 재스민이나 유칼립투스 향은 신경쇠약을 완화하고 라벤더는 날이 선 신경을 도닥여주며, 캐모마일도 마음을 편하게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페퍼민트는 머리를 맑게 하고 집중력을 높이며 상큼한 오렌지, 버베나 향은 기분 전환에 좋다.

촛불은 주위의 연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냄새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생선이나 고기를 구운 뒤 향초를 켜면 비릿한 냄새가 말끔히 사라진다. 강아지나 고양이, 담배 냄새도 빠른 시간에 삼켜버린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아베다’ 매니저는 “집 안 공기 정화용으로 향초의 인기가 높다”면서 “재구매율이 높고 한 번에 몇 세트씩 사가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 향기와 분위기에 취하다
달콤하고 상쾌한 향은 거실에 잘 어울린다. 침실과 드레스룸에는 장미, 라벤더, 재스민처럼 여성스럽고 가벼운 꽃향기가 나는 초가 좋다. 화장실에는 과일 향이나 민트 향초를 켜면 깔끔함이 살아난다. 주방에는 달콤한 과일, 아몬드 향초가 적합하다. 식사를 할 때는 향 없는 초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음식 냄새와 섞이지 않으면서 음식에 따뜻한 빛을 비춰 식욕을 돋우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아베다의 향초 ‘유포릭’과 ‘레인 포레스트’(2만8000원)는 천연 밀랍으로 만들었다. ‘유포릭’은 로즈와 재스민 향이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며, ‘레인 포레스트’는 페퍼민트, 클로브(정향)가 심신을 안정시켜준다. ‘샴퓨어 소이왁스 캔들’(4만 원)은 유기농 베르가모트, 라벤더, 레몬, 일랑일랑 등 25가지 꽃과 식물 에센스로 향을 낸다.

록시땅의 ‘라벤더 캔들’(3만3000원)을 켜면, 라벤더의 릴렉싱 효과로 로맨틱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윈터 포레스트 캔들’(2만8000원)은 솔잎의 상쾌함, 다양한 여름과일, 엷은 시나몬 향이 청량하면서도 은은한 향기를 자아낸다.

딥티크가 가장 선택의 폭이 넓다. 장미, 미모사부터 감귤, 머스크, 사이프러스 등(8만8000원)이 있다.

이마트 자연주의에서 판매하는 ‘소이왁스 향초’(7500원)도 좋다. 라벤더, 로즈마리, 오렌지, 라임 버베나 등 다섯 가지 향기가 있다. 국내 업체에서 만든 제품으로 100% 식물성 원료와 친환경 소재인 에코심지를 사용했다.

○ 향초 고르기
향초의 종류와 가격대는 다양하다.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저렴한 가격대의 초는 파라핀으로 만든 것이 많다. 파라핀은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파라핀 초는 오래 켜둘수록 좋지 않은 냄새를 배출해 두통이나 현기증을 일으킬 수 있다.

오랜 시간 깨끗하게 좋은 향을 맡고 싶다면 천연 재료로 만든 향초를 골라야 한다. 벌집이나 야자나무 추출물, 소이왁스가 대표적인 천연 재료다. 고가의 향초 중에도 천연 재료와 파라핀을 섞어 만든 것이 있다. 향초 제조회사인 MK인터내셔날의 배영근 대표는 “파라핀과 천연재료 향초를 같이 켜보면 그을음이나 냄새가 확실히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200g짜리 브랜드 향초는 길게는 5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사용법과 보관 방법에 따라 사용시간이 달라진다. 평균 30∼40시간 쓸 수 있다. 한번 초를 켜면 초의 표면이 다 녹을 때까지 충분히 연소시키는 게 좋다. 초를 잠깐 켰다가 끄기를 반복하면, 초 가운데를 중심으로 아래쪽으로만 터널이 생겨 절반도 쓰지 못하고 버릴 수 있다. 사용한 뒤에는 까맣게 타버린 심지의 끝 부분을 조금 잘라낸다. 그래야 다음에 다시 불을 붙일 때 그을음이 적게 생긴다. 새로 불을 붙이기 전에 기울어진 심지는 곧게 세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정답=향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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