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 ‘라이브’… 1992년 코베인의 폭발적 열창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스팅 새 음반… 음악 방랑 끝내고 클래식으로

나란히 발매된 스팅(오른쪽)의 새 음반과 너바나의 1992년 공연 실황 앨범은 ‘우울함’을 소화하는 대조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나란히 발매된 스팅(오른쪽)의 새 음반과 너바나의 1992년 공연 실황 앨범은 ‘우울함’을 소화하는 대조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1992년 8월 30일 영국 레딩에서 열린 록 페스티벌 무대의 주인공은 너바나(Nirvana)였다. 리더 커트 코베인은 광란에 휩싸인 5만여 관객 앞에서 97분간 25곡의 노래를 쉼 없이 열창했다. 그 공연 실황을 담은 ‘레딩 라이브’ DVD와 CD가 처음으로 발매됐다.

죽기 5개월 전에 출연한 1993년 MTV 언플러그드를 기억하는 이에게 레딩의 코베인은 낯설다. 보컬과 기타의 넘치는 에너지와 안정감은 언플러그드 때 보여준 허탈한 붕괴의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히트곡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릿(Smells Like Teen Spirit)’을 시작하는 척하더니 기타 리프가 비슷한 보스턴의 ‘모어 댄 어 필링(More Than A Feeling)’을 장난스레 몇 소절 부른다. 격렬한 전주를 다시 내려치기 전 살짝 미소 지은 코베인의 얼굴에는 우울한 죽음의 전조가 전혀 없다.

코베인은 1991년 2집 ‘네버마인드’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오르고 불과 3년 뒤 시애틀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유서에는 “서서히 꺼져 가는 것보다 한 번에 불타오르는 게 낫다”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나란히 발매된 스팅의 새 음반 ‘이프 온 어 윈터스 나이트(If On A Winter's Night)’는 ‘서서히 꺼져 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음을 보여준다. 1980년대 ‘폴리스’를 통해 선보인 록 음악의 자취는 간곳없다. 재즈와 월드뮤직 세계를 방랑하던 그가 이번에 몸담은 세계는 클래식이다.

“우울한 취향을 가진 이에게 권한다”고 설명한 8번째 트랙 ‘불타는 아기’는 58세의 스팅이 택한 ‘멋스럽게 꺼져 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나의 가슴은 난로. 상처를 입히는 가시는 나의 연료. 난로를 감싼 무쇠는 사람들의 오염된 영혼. 내가 불로 타오르니 이들의 영혼이 좋은 용도로 쓰인다….” 히트곡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의 기타리스트 도미니크 밀러가 연주에 참여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dongA.com에 동영상

▲ 문화부 손택균 기자


▲ 문화부 손택균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