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사석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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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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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승 9단은 백 86, 88로 끝내기를 서두른다. 축구로 치면 두 골 정도 앞서 있기 때문에 공격보다 수비를 보강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전체 국면을 보면 형태가 단순하다. 백에게 약한 돌이 없어 분란이 일으킬 곳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 그나마 유일하게 목표로 삼아볼 만한 돌이 우변의 백 석 점. 깃털처럼 가벼운 돌이어서 공격이 잘 듣지 않겠지만 비빌 언덕은 그곳밖에 없다. 김성룡 9단은 흑 93으로 형태상의 급소를 짚어간다. 백 98 이후 흑 99로 흑 한 점을 살려나온 것이 두 번째 승부수. 백 ○ 석 점의 행보를 묻는다. 김 9단은 내심 백이 이 석 점을 살리기를 바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전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조 9단의 시야는 넓었다. 그는 이미 석 점을 버리기로 작정하고 있었다. 이 석 점을 줘도 백 104까지 두텁게 정리하면 현재의 우세를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다고 본 것. 판단은 정확했다. 상대가 원하는 돌을 아낌없이 내주자 하변 처리가 간단해졌다. 돌을 제대로 버릴 줄 알아야 고수다. 이젠 흑이 백 석 점을 잡기도 머쓱해졌다.

수순 중 103으로 참고도 흑 1에 두면 백 2, 4로 둔다. 흑은 백 석 점을 잡을 수 있지만 백도 흑 넉 점을 잡아 피장파장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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