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돌아온 정의신 “日 소극단 소박한 일상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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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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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케레타!’ 극본-연출… 배종옥 5년만에 무대에
연극 ‘바케레타!’로 돌아온 재일교포 연출가 정의신 씨(왼쪽)와 여주인공 서주희 배종옥 씨가 9일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만났다. 김미옥 기자
연극 ‘바케레타!’로 돌아온 재일교포 연출가 정의신 씨(왼쪽)와 여주인공 서주희 배종옥 씨가 9일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만났다. 김미옥 기자

“이 연극을 통해 사람이 사는 것과 죽는 것, 사랑하는 것이 어떤 건지 말하고 싶었습니다.”

재일교포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 씨(52)의 신작 ‘바케레타!’가 26∼29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정 씨의 한일 합작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용길이네 곱창집)’은 일본 요미우리연극상 대상을 비롯해 기노쿠니야 연극상, 문부과학상상과 한국의 제1회 대한민국연극대상을 휩쓸었다.

‘야끼니꾸…’가 경제 호황기 일본 뒷골목 재일교포들의 삶을 그렸다면, ‘바케레타!’는 일본 지방 소도시의 작은 극단을 비춘다. ‘바케레타!’란 ‘귀신’을 뜻하는 일본어 ‘바케’와 ‘소규모 오페라’인 ‘오페레타’의 합성어. 귀신이 등장하는 극중극 형식을 띤다. 정 씨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전 작품과 비교하면 소박한 일상을 소소하게 보여주는 대중적인 요소가 짙다”고 말했다.

사건의 발단은 여름마다 납량특집 어린이 뮤지컬을 올리는 연출가 민규의 갑작스러운 암 발병. 주인공 혜주가 민규 대신 연출을 맡으며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민규의 현재 애인이자 조연출인 미희는 민규의 전 애인이었던 혜주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정 씨는 “고향인 히메지 시 지방에서 실제 일어났던 작은 극단의 이야기를 다뤘다”며 “이번 공연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름다운 연극인들에 대한 헌정공연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일본-필리핀 수교 50주년 기념으로 초연한 이 작품은 일본 도쿄를 거쳐 이번이 세 번째 무대다. 그가 한국 배우만으로 구성한 첫 공연이기도 하다. 혜주 역은 연극 ‘데드피쉬’ 이후 5년 만에 연극무대에 서는 배종옥 씨가, 미희 역은 연극배우 서주희 씨가 맡았다. 배 씨는 지난해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과 올해 개봉한 영화 ‘오감도’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배우 역을 맡았다.

배 씨는 “1980년대 후반 신주쿠 양산박 극단에서 정 씨를 처음 봤을 때 순수한 열정으로 작업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그 후 그의 작품을 보며,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세세한 감정을 끄집어내서 인생을 표현하는 방식이 나랑 잘 맞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중 민규를 사이에 놓고 혜주와 팽팽히 맞서는 미희 역을 맡은 서 씨는 배 씨의 중앙대 연극영화과 2년 후배. 서 씨는 “대학 다닐 때 무대 위에서 연습하던 종옥 언니를 보고 감동받아 주위를 맴돌며 구경하던 기억이 있다”며 “여배우로서 나의 ‘역할 모델’이었던 배우와 함께 무대에 선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1만∼3만 원. 02-3673-5576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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