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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14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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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울역사(사적 284호)의 복원 및 문화공간화 사업이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초 서울역사의 원형복원 공사에 들어갔다. 외관과 내부 모두를 1925년 서울역이 처음 세워질 당시 모습으로 복원하는 이 공사는 2011년 2월 마무리된다.
서울역사는 1922년 6월 착공돼 1925년 9월 준공됐다. 지상 2층, 지하 1층에 총면적은 8216m²(2480여 평). 중앙 건물엔 비잔틴풍의 돔을 얹었고 앞뒤 4곳에 작은 탑을 세웠다. 1층 창의 3분의 2 되는 곳까지는 석재로 마감하고 그 위와 2층은 연분홍 벽돌로 마감해 고풍스러운 모습이다.
이번 공사에서는 현재 일부 변형된 부분을 원래대로 되살리고 약화된 부분을 보강한다. 서울역사 건물 남쪽 지반에 대한 골조보강 공사도 이뤄진다. 문화부는 중앙 건물 지붕의 경우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도록 현재의 콘크리트에서 동판(銅板)으로 바꾸기로 했다.
공사가 끝나면 2011년 2월 옛 서울역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1층의 중앙 다목적홀은 메인 공연전시 공간으로 활용된다. 1층엔 근대문화역사관을 조성해 서울역의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상설전시관으로 활용한다. 이 밖에 소규모 전시공연장, 세미나실, 야외 카페 등도 마련된다.
문화부의 한민호 디자인공간문화과장은 13일 “현재의 부재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1925년 당시 모습으로 복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건물에 담겨 있는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살리겠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앞으로 관람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민에게 공사 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문화부는 서울역사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13일부터 사진전시 공간으로 꾸미기 시작했다. 이 가림막에 1900년 이후 지금까지 서울역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 자료를 붙여 근현대사 사진 전시관 형식으로 만들 계획이다. 가림막의 길이는 171m로 서울역의 앞과 좌우를 모두 가린다. 여기에 서울역과 관련된 대형 사진(가로세로 각각 1m 내외) 70여 장을 붙여 전시한다.
1900년 남대문 정거장일 때 모습, 1925년 서울역사 신축 장면, 1928년 경성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역에 도착한 무용수 최승희와 그 일행, 광복 직후 서울역 앞에서 환호하는 시민들, 1950년대 상경한 승객에게 방역용 살충제인 DDT를 뿌리는 모습, 6·25전쟁으로 서울역이 일부 파괴된 모습, 1960, 70년대 서민들의 귀성전쟁과 서울역 광장의 밤 풍경, 1980년 5월 서울역 광장에서의 민주화 시위, 2004년 KTX 개통, 2007년 이후 서울역사 내부에서 열린 다양한 문화행사 등.
서울역의 역사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과 애환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사진들이다. 증기기관차에서 디젤기관차를 거쳐 오늘날 KTX에 이르기까지 철도의 발전사도 한눈에 볼 수 있다. 문화부는 가림막 중간중간을 투명 아크릴로 꾸며 시민들이 서울역사 외관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가림막에 사진 등 전시물을 부착하는 작업은 16일 마무리된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