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남들 다 보는 영화 말고… 예술영화는 전용관에서

입력 2009-07-17 02:56수정 2009-09-2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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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의 널찍한 화면과 ‘빵빵한’ 사운드를 즐기며 최신 흥행작을 감상하는 것이 영화 보는 재미의 전부는 아니다. 뛰어난 예술성을 지녔으나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예술영화, 이른바 ‘저주받은 걸작’이 블록버스터보다 더 진한 감동을 줄 때가 많다. 문제는 상영관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 예술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 홈페이지를 뒤졌으나 평일 오후 시간대 2, 3회 구색 맞추듯 상영하는 대형 극장에 약이 올랐다면 이 극장들을 찾아가 보자.

○광화문 씨네큐브

서울 종로구 신문로. 광화문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해머링 맨’이 있는 흥국생명 건물 지하에 이 작은 상영관이 있다. 100석이 채 안 되는 작은 상영관에 멀티플렉스 극장의 대형 화면과 비교하면 작은 스크린이지만 예술영화를 즐기기엔 손색이 없다. 이 극장이 강조하는 것은 ‘마법의 2초’.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출연진과 제작진 명단)가 모두 올라간 직후 2초간 관객이 가장 큰 감동을 느낀다”는 것. 그래서 이 영화관에서는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갈 때까지 불고 켜지 않고 문도 열지 않는다.

○스폰지하우스

대중성에 구애받지 않고 예술성 높은 영화를 수입, 배급하는 회사로 유명한 ‘스폰지’가 운영하는 곳. 스폰지하우스는 예술영화 전용극장으로는 드물게 서울 강남구 신사동(압구정), 중구 저동(중앙), 중구 태평로(광화문)에 3개의 극장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영락없는 카페처럼 생긴 광화문 극장이나 칠판에 상영 시간표를 써 넣은 압구정 극장은 첫인상부터 기존 극장과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예전 중앙시네마를 리모델링한 중앙점에는 ‘스폰지북카페’가 있어 영화 전후에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서울아트시네마

서울 종로구 낙원동 낙원상가 건물 옥상에 있던 ‘헐리우드 극장’이 2002년 예술극장으로 다시 태어난 곳이 바로 서울아트시네마다.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판단된 작품들을 상영하기도 하고 보관하기도 하는 곳으로 15개 영화 관련 단체가 모여 만든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에서 운영한다. 시네마테크는 ‘실험 영화 극장’ 이라는 뜻이다. 과거 각종 시사회 등이 열리는 극장이었기 때문에 상영관 규모는 150여 석으로 다른 예술영화 전용관에 비해 약간 크다.

그 외 서울 필름포럼(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하이퍼텍나다(종로구 동숭동), 미로스페이스(종로구 신문로) 등 서울 시내에만 해도 많은 예술영화 극장이 숨어 있다. 이런 영화관들은 공통적으로 상영관 내에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대부분 음료수는 허용하지만 일부 극장은 음료수마저도 들어갈 수 없는 곳도 있다. ‘후루룩 쩝쩝’ 하는 소리에 영화의 감동을 놓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 영화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한 가지 원칙. 이곳에서는 간식을 팔지도 않고 간식을 가지고 극장에 들어갈 수도 없다. 예술영화의 정신에 공기까지 동화(同化)시키겠다는 전용관들의 ‘철학’ 때문이라고 한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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