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엔 바둑판…한손엔 영어원서 “바둑과 학업 둘 다 이루고 싶어요”

입력 2009-07-02 02:59수정 2009-09-22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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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연 8단은 인터뷰 내내 씩씩하고 똑 부러지게 답변했다. 그는 “바둑 실력이 약한 만큼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항상 바둑 실력이 느는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한국 여성기사 첫 국수전 본선 진출 조혜연 8단

루이 9단-박지은 9단과 함께 여성 바둑계 이끄는 트로이카
바둑소설 쓰고 영어블로그 운영
‘바둑 세계화’ 다양한 통로 개척

지난달 18일 서울 한국기원 일반 대국실. 마지막 반(半) 패를 잇는 조혜연 8단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373수의 긴 여정 끝에 바둑이 끝났다. 조 8단이 숙적 루이나이웨이 9단을 누르고 한국 여성 기사로서는 처음으로 국수전 본선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이겼다는 기쁨보단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어요.”

조 8단은 루이 9단, 박지은 9단과 함께 한국 여성 바둑계를 이끄는 트로이카 중 한 명. 1997년 12세에 입단(조훈현 이창호에 이어 세 번째 최연소 입단)했으니 프로기사 13년차다. 1일 한국기원에서 만난 조 8단은 조지 오웰의 ‘1984’와 미치 앨봄의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의 영어 원서를 들고 있었다.

○ 루이나이웨이 9단과의 질긴 인연

조 8단은 지금까지 여류국수전 두 번, 여류명인전 한 번 등 세 번 우승했다. 그중 두 번은 루이 9단을 꺾고 우승한 것. 그러나 아픔은 더 컸다. 그가 거둔 아홉 번의 준우승은 모두 루이 9단에게 패한 것. 역대 전적 15승 29패.

“루이 사범님만 만나면 가슴이 답답했어요. 사범님 스타일은 파악했는데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몰라서….”

루이 9단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지만 한편으론 고마운 존재다. 조 8단은 그를 떠올리며 나태해지려는 자신을 채찍질한다.

“루이 사범님의 바둑에 대한 열정은 감탄스러울 정도예요. 그가 없었으면 한국 여성바둑이 지금의 수준까지 올라올 수 없었죠. 저를 비롯해 후배 여성 기사들은 루이 사범님보다 덜 노력하는 점을 반성해야 합니다.” 요즘 루이 9단은 조 8단과 바둑을 두게 되면 ‘또 만났구나’라는 듯 빙그레 웃는다고 한다. 조 8단도 화답한다. 오랫동안 대결을 펼친 승부사끼리만 느끼는 애틋함이다.

○ 학업과 바둑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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