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자연에서 나를 찾는 28명의 山사람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8분


◇산이 좋아 山에 사네/박원식 지음/416쪽·1만8000원·창해

수필가인 저자가 도시를 떠나 자연에 사는 시인 도종환, 소설가 한승원 이외수, 화가 김만근 씨 등 28명을 만났다. 많은 도시 사람이 탈출을 꿈꾸고 자연 회귀를 갈망하지만 저자는 “자연은 마냥 자비로운 은총을 베풀어 지친 자의 쓸쓸한 영혼을 하염없이 어루만져 주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유유자적하며 사는 게 아니라 산속 환경에 적응하고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더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대안학교 간디학교를 설립한 김광화 씨는 전북 무주군의 산골짜기에 산다. 그는 자급자족을 지향한다. 농기계를 거의 쓰지 않고 가을에 낫으로 일일이 벼를 벤다. 저자는 “미련한 짓 같고 팍팍한 중노동”처럼 보이지만 “석유 문명에서 자유롭고 싶은 김 씨는 그런 삶이 좋고 적성에 맞는다”고 말한다.

한 씨는 전남 장흥군의 해변 산자락에 산다. 다산 정약용과 같은 유배객의 심정으로 소설을 쓰기 위해서라고 한다. 서울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글을 썼는데 한계가 왔고 정말 쓰고 싶은 소설을 쓰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내려갔다. 저자는 친한 사람들과도 만나지 않는 두문불출의 삶에서 절대 고독을 이겨내는 노(老)작가의 패기를 본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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