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선생님 가신 지 1년… 어느덧 역사로”

  • 입력 2009년 4월 28일 02시 55분


고 박경리 선생이 1974년 장편소설 ‘단층’을 동아일보에 연재할 당시 자신의 방에서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 제공 마로니에북스
고 박경리 선생이 1974년 장편소설 ‘단층’을 동아일보에 연재할 당시 자신의 방에서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 제공 마로니에북스
■ 박경리 선생 추모글-사진 책으로

“박경리 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일 년입니다. 어느덧 역사가 되셨는데, 선생에 대한 기억은 그러나 오늘 더욱 생생합니다…다 아는 얘기가 새삼스럽지만 선생은 요컨대 품이 넓고 따뜻한, 문학판의 큰 어른이었습니다.”(소설가 최일남 씨)

지난해 타계한 ‘토지’의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1주기를 맞아 추모집 ‘봄날은 연두에 물들어’(토지문화재단 엮음·마로니에북스)가 30일 나온다.

토지문화재단 상임이사인 소설가 최일남 씨는 간행사에서 “작가의 진면목은 어차피 작품뿐이라는 사실을 저는 선생님의 장례 준비 단계에서 새삼 통감했습니다. 수발을 든답시고 영안실 한쪽에서 멍청히 죽치다가 어린애처럼 재삼 느꼈답니다. 문상하러 온 독자들을 보고 말이지요”라며 “국장이 따로 없다는 공론이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훗날의 문학적 기록을 위해 이 책을 내기로 했답니다”라고 말했다. 추모집은 비매품이다.

추모집에는 선생이 작가로 성장하기까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 20여 점을 실었다. 단정한 한복차림으로 어머니 옆에 다소곳이 서 있는 일곱 살 때 모습부터 연극반으로 활동했던 진주여고 시절, 장편 ‘단층’ 연재 당시, 가족·지인들과 즐거웠던 한때, 원주 토지문화관 옆 자택에서 보냈던 말년까지 만나볼 수 있다. 선생의 삶과 문학을 다룬 약력, 소설가 박완서, 오정희, 신경숙, 공지영 씨 등 후배 문인들이 잡지·신문에 실었던 추모글, 다양한 추모행사와 선양사업에 관한 소개도 함께 엮였다.

추모 1주기 특별전도 열린다. 5월 5∼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현대에서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소설가 박경리와 화가 김덕용’ 특별전이 열린다. 박 선생의 유고시집인 ‘버리고 갈 것만 남아…’에 수록된 중견작가 김 화백의 작품들과 재봉틀, 옷, 국어사전 등 박 선생의 유품 10여 점, 영상자료를 전시한다. 선생의 고향이자 묘소가 있는 경남 통영에서도 5월 4, 5일 추모행사가 열린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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