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절정 연주-열정 객석… 황홀한 선율잔치

  • 입력 2009년 4월 22일 02시 57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 2차 예선을 보고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 무대는 젊은 음악가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제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참가한 11개국 33명의 바이올리니스트는 15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1차 예선에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그리고 바이올린 소품 한 곡을 연주하며 기본기와 표현력을 겨뤘다. 1차 예선을 통과한 참가자 24명은 20, 21일 2차 예선에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하며 음악성을 과시했다.

이들의 실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고, 롱티보 국제콩쿠르를 비롯한 세계적인 음악콩쿠르의 입상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수준이 높았다. 한국과 일본의 참가자들이 대체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깔끔한 연주를 선보인 반면에 미국과 중국의 참가자들은 웅장한 톤과 독특한 아이디어를 담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러시아 참가자들은 유연한 보잉(활 쓰기)을 선보이며 유창한 연주력을 과시했다.

예선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뿐 아니라 객석에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 흘렀다. 객석 곳곳에는 바이올린을 든 학생들이 연주를 경청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연주곡목 중 한 곡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브라보’를 외치며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도 있었다. 한 사람의 연주가 끝나면 팸플릿에 있는 참가자들의 이름 옆에 나름대로 감상 소감을 기록하거나 순위를 매기는 관객들의 모습에서 이번 콩쿠르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1차 예선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선보인 김우형과 음악 해석에 있어 설득력 있는 연주를 들려준 안드레이 바라노프(러시아), 파가니니와 크라이슬러의 곡에서 청중의 공감을 얻어낸 에일런 프리친(러시아), 명확하고 충실한 톤으로 명상적인 연주를 들려준 클라라 주미 강(독일·한국) 등 한국과 러시아 참가자들이 청중의 관심을 끌었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협주곡으로 기량을 겨루는 2차 예선에서는 박지윤과 신아라의 노래하듯 명쾌한 연주가 돋보였고, 하이크 카자잔(러시아)의 자연스러운 연주가 청중의 호응을 얻었다. 에일런 프리친과 안드레이 바라노프, 클라라 주미 강의 호소력 있는 연주도 주목을 끌었다.

최은규 바이올리니스트·음악칼럼니스트

● 서울국제음악콩쿠르 남은 일정

▽준결선=22, 23일 오후 4시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 1만5000원 ▽결선=25일 오후 7시, 26일 오후 2시 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박은성) 협연. 1만5000∼3만 원

▽시상식=26일 오후 6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02-2020-073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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