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동남아의 민주화, 실상은 어떤가

  • 입력 2009년 3월 7일 02시 59분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유재현 지음/328쪽·1만5900원·그린비

32년간 장기 집권하다가 각종 비리 연루와 철권 독재 정치에 반발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물러난 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저자는 지난해 그가 죽었을 때 현 대통령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가 “그의 업적에 감사한다고 해서 우리가 다치지는 않는다”며 일주일간 조기게양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허탈해한다.

저자는 “오랜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할 한 번의 기회를 가졌지만 수하르토의 족벌은 여전히 천문학적인 부를 움켜쥐고 있고, 수하르토 시대에 권력을 향유했던 정치 관료는 여전히 그 자리에 버티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인의 목을 조르는 빈곤과 부정, 부패도 별일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등 아시아 10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식민지와 독재를 거쳐 시작된 이들 국가의 민주화가 실제로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고 삶의 질은 여전히 열악하며 언론 자유는 핍박당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 소설가인 저자는 아시아 각국을 답사하면서 이들 국가의 역사와 현장을 전하는 여행기를 써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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