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나비에 빠져 산 40년 잊을 수 없는 인연들

  • 입력 2009년 3월 7일 02시 59분


◇나비 찾아 떠난 여행/김용식 글·사진/367쪽·1만4500원·현암사

40년 가까이 나비 채집에 매달려 온 전직 생물교사가 나비와 함께 지낸 삶을 돌아보며 쓴 에세이다. 저자는 전 한국나비학회장이자 나비 관련 책들을 펴낸 제주도에 있는 프시케월드(나비박물관)의 관장.

1971년 중학교 생물교사가 된 뒤 ‘날씨가 좋은 휴일에 집에 있었던 기억이 없을 정도’로 나비를 찾아다녔다는 저자는 잊지 못할 나비와의 인연을 소개한다.

처음 채집한 나비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53년 7월 방학숙제로 잡은 청띠신선나비. 6·25전쟁 당시 아버지가 납북되고 어머니가 몸져누우면서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저자는 초등학교 시절 내내 나비 채집에 빠져 지냈다고 한다.

1987년 5월 30일 경기 가평군 명지산 계곡에서 만난 모시나비에는 아픈 사연이 담겨 있다. 고교 생물반 제자들과 갔던 나비 채집 때 실족사로 숨진 제자가 끝까지 지니고 있었기 때문. 저자는 2002년 한국의 나비 종류를 담은 책을 펴내며 서문에 ‘숨진 제자에게 바친다’고 썼다.

임진각 논둑에서 만난 큰주홍부전나비, 울릉도 성인봉에서 꽃의 꿀을 빨던 산제비나비 채집에 얽힌 이야기를 비롯해 나비 사육 방법과 생태도 사진과 함께 담았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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