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발해에는 … 명작 인형극 ‘발해공주’ 앙코르 공연

  • 입력 2009년 2월 23일 15시 22분


옛날 옛적 발해에 석통이란 어부 총각이 살고 있었다. 효성이 깊기로 소문난 석통은 음악을 지극히 사랑하여 늘 퉁소를 지니고 다녔고, 노래 또한 잘 불렀다. 하루는 석통이 아름다운 연꽃을 낚았는데, 이 연꽃이 비단옷을 입은 처녀(나희)로 변신하는 것이 아닌가. 두 사람은 백년가약을 맺고 어머니를 모시며 행복하게 살았다.

자, 이쯤에서 위기! 석통의 마을에 난데없이 외적이 쳐들어 왔다. 석통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성을 쌓고 항전을 하려 하는데, 이럴 수가! 성안 우물에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적군의 창칼에 죽기 전에 목이 말라 죽을 판! 이때 나희가 남편 석통에게 말한다. “제가 다시 연꽃으로 변할 터이니 그 꽃잎을 성 안 곳곳에 뿌려주세요. 꽃잎이 연꽃으로 피어나거든 그 곳을 파십시오. 그곳이 바로 우물터입니다.” 이리하여 나희는 연꽃으로 변하게 되고, 석통은 눈물을 흘리며 아내가 시키는 대로 한다. 나희의 말대로 연꽃이 핀 자리에서는 맑은 샘물이 흘러나오고, 마을사람들은 만세를 부르며 목을 축인 뒤 적군을 물리치는데 ….

난데없는 웬 옛날이야기? 놀랄 것 없다. 이는 다름 아닌 국악창작 인형극 ‘발해공주’의 주 스토리. 국립국악원이 아이들 봄 방학을 맞아 살아있는 우리 역사와 전통설화를 소재로 한 ‘발해공주’ 앙코르 공연을 시작한다.

‘발해공주’는 국립국악원이 어린이 관객을 위해 기획, 제작했던 야심작으로 2006년 어린이날 시즌에 첫 선을 보였다. 이후 2006년 하반기 수요상설 전석 매진에 이어 2007년 겨울방학 앙코르 공연, 2008년 봄방학 맞이 앙코르 공연을 거치며 무려 1만 여 명이 넘는 어린이·학부모 관객이 객석을 채웠다.

‘발해공주’는 인형극이다. 머리 장식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만들어진 정감있는 한지 인형들이 주인공. 석통과 나희의 정교한 움직임, 대장금 의상을 제작한 한복 전문가 박현주 소장의 고증으로 재현해낸 발해 의상들, 아기자기한 소품, 바다 속 풍경과 호수괴물에 이르기까지 인형극으로서는 보기 드문 스펙터클한 무대가 자랑거리이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실감나는 현장연주와 인형극단 ‘시소’가 무대를 이끈다.

공연 관람 후에는 인형 배우들과 아이들이 직접 질문과 대답을 나누는 코너도 있다. 공연장을 찾은 어린이들을 위해 우면당 로비에 포토존이 마련돼 있으며, 발해공주 주인공에게 옷을 입혀볼 수도 있다. 야외광장에서는 전통악기 체험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고, 국악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는 등 아이들 체험학습에도 더 할 나위없이 좋다.

2월 25일(수)~27일(금) 오후 4시|국립국악원 우면당 공연문의: 국립국악원 02-580-3300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관련기사]해외 8개 극단 등 참여 ‘춘천인형극제’ 外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