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의 ‘황금빛 유혹’ 특별전]주름 스커트를 입은 소녀

  • 입력 2009년 2월 23일 02시 54분


살포시 눈 감은 처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1912~1913년 드로잉 54×32.5cm)

남아있는 유화는 200여 점인데 드로잉은 그 열 배가 넘는다. 엄청난 스케치 작업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그림을 완성했다는 증거다. 타고난 재능에 자만하지 않고 성실하게 연습을 거듭한 노력형 천재가 클림트의 실체였다.

드로잉은 미술의 기초다. 클림트는 일상생활에서도 늘 손에 연필을 쥐고 살 정도로 치열하게 기본을 다졌다. 새로운 구성을 완성할 때면 무수한 드로잉을 통해 인물의 포즈를 세심하고 철저하게 분석했다. ‘주름 스커트를 입은 소녀’는 후기의 대표작 ‘처녀’를 위한 습작. 드로잉 속 눈 감은 여성은 인물이 서로 얽힌 원형 구성을 시도한 ‘처녀’의 중심을 차지한다. 황홀한 꿈을 꾸는 듯 잠든 주인공의 옷엔 여성성의 상징인 장식이 달려 있다.

거장은 쉽게 탄생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한 책 ‘아웃라이어’에 따르면 어느 분야든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 이상의 연습이 필요하다. 틀을 깨려면 틀을 제대로 익혀야 하는 법. 전통에서 출발해 독창적 스타일을 완성한 클림트가 남긴 숱한 드로잉이 ‘중용’의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

‘남이 한 번에 할 수 있으면 나는 백 번을 하고/남이 열 번에 하면 나는 천 번을 하리라.’

02-334-4254, www.klimtkorea.co.kr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매달 마지막 월요일(오늘)은 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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