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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1일 2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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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방영된 MBC '연기대상'을 둘러싼 잡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MBC가 23년 만에 처음으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 씨와 '에덴의 동쪽' 송승헌 씨에게 연기대상을 공동으로 시상하자 시청자들이 '뿔'이 난 것이다. 이들은 드라마 게시판에 항의의 글을 올리는가 하면 '김명민 단독수상' 'MBC 불매운동'을 위한 서명 운동도 벌이고 있다.
시청자들이 화가 난 이유는 간단하다. 새롭지 못한 설정과 여주인공(이다해)의 도중 하차로 물의를 빚은 '에덴의 동쪽'에서 그다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지 못한 송 씨가 대상을 받은 것은 방송사의 '스타 눈치보기'라는 지적이다. '강마에'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연기력을 보여준 김 씨가 대상을 탄 것은 당연하다고 한다. MBC는 창사특집극 '에덴의 동쪽'에 250억원의 제작비를 들였으며 군복무를 마친 송 씨를 캐스팅하는데 정성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다. MBC는 대상을 비롯해 남녀 최우수상 우수상 신인상 황금연기상 작가상 등 10개 부문에서 공동 수상을 결정해 상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렸다. KBS SBS의 연기대상시상식에서도 일부 부문에서 공동 수상이 나왔으나 MBC는 14개 부문 중 10개 부문에서 두 명 이상의 수상자가 나왔다. 최우수상 후보에 오른 남자 배우 4명은 모두 대상과 최우수상의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에덴의 동쪽'이 최우수상 황금연기상 올해의작가상 등 10개 부문을 탄 것도 논란을 불러왔다. 아역상 공동 수상자 3명은 모두 '에덴의 동쪽' 출연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누리꾼 투표로 선정된 '베스트 커플상'(송승헌 이연희 수상)도 믿을 수 없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MBC는 1일 오후 '연기대상' 편을 재방송했다. 지난해 연기대상을 받은 배용준 씨 등이 출연해 28.6%(TNS미디어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한 덕분이다. 누리꾼들은 게시판에 "논란을 일으켜 시청률에서 재미를 보더니 재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두 번 우롱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마침 MBC 노조는 미디어관계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파업 중이고, MBC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MBC야 말로 공정방송"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그 MBC가 연기대상 공정성 논란은 어떻게 보도할까.
염희진 기자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