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구세군은 NGO… 선교 청신호”

  • 입력 2008년 10월 3일 02시 58분


‘한국선교 100년’ 방한 쇼 클리프턴 국제본영 대장

117개국에서 선교와 사회봉사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전 세계 구세군 수장(首長)인 쇼 클리프턴(63·사진) 국제본영 대장이 한국 선교 100년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한국을 방문했다. 2006년 4월 제18대 대장으로 선출된 그는 1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 뒤 서울 중구 정동 구세군 중앙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한국 구세군 선교 100년이 세계 구세군에 미친 영향은….

“구세군은 인터내셔널 패밀리다. 한국 구세군의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전 세계 구세군들이 기도하고 있다. 한국 구세군이 100년의 역사로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

―이 대통령과는 무슨 대화를 나눴나.

“이 대통령은 구세군의 국제 네트워크에 관심이 많았다. 중국 쿠바 북한에서의 구세군 활동과 대통령이 최근 방문한 러시아 상황이 화제가 됐다.”

―북한 선교도 추진하고 있나.

“현재 북한에서 병원을 개보수하고 요구르트 공장을 세우고 있다. 아마 가장 맛있는 요구르트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웃음) 북한은 구세군을 교회로 인식하기보다는 국제비정부기구(NGO)로 인식하는 것 같다. 북한 선교에서 좋은 예가 쿠바다. 쿠바는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지만 사회봉사와 선교 면에서 구세군과 마찰이 없고 우리 군복에 대한 거부감도 없다.”

―취임 당시 여성 구세군 지원을 강조했다.

“구세군에서는 남녀평등이 가장 잘 이뤄지고 있다. 구세군 내 서열 2위인 참모총장에 여성을 임명하기도 했다. 구세군은 사관학교에서 임관하면 남녀 활동의 제한이 없고 기혼과 미혼 사관의 차별도 없다.”

―1865년 구세군 창립 당시와는 사회적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시대 변화에 맞춰 어떤 변화를 추구하고 있나.

“구세군은 겉에서 보는 것처럼 낡지 않았고 현대적이다. 사람들의 의식과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부유한 나라의 대도시에서조차 가난하고 병들고 집 없는 사람은 여전히 존재한다. 사람들과 만나는 방법은 바뀌지만 봉사와 선교의 태도는 바뀌지 않아야 한다.”

한국 구세군은 선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3일 오전 10시 반 국내외 800여 명이 참가하는 ‘사관총회’, 오후 3시 서울제일교회에서 ‘세계 선교대회’가 열린다. 3∼5일에는 서울광장에서 ‘희망의 빛, 희망의 손’을 주제로 생명과 나눔, 평화를 기원하는 시민축제가 열린다. 사회복지박람회와 청소년 축제,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전달식, 구세군 퍼레이드, 호주 멜버른 스텝밴드와 한빛맹학교 밴드, 구세군 밴드 등이 참여하는 평화음악회 등이 개최된다.

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는 국내외 구세군 관계자가 참여하는 ‘100주년 기념 감사예배’를 열어 한국 구세군의 지난 100년을 감사하고 새로운 100년의 시작을 선포할 예정이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1865년 英서 창립… 자선냄비 1891년 美서 첫선

■ 선교-자선 병행 구세군

구세군은 1865년 영국 런던에서 윌리엄 부스 목사에 의해 창립된 기독교 교회로 현재 세계 117개국에서 영혼 구원을 위한 전도 사업과 이웃 사랑을 위한 사회사업을 펼치고 있다.

창립 당시 영국 사회는 산업혁명 후기로 실업자와 빈민들이 대거 발생했지만 교회가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스 목사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교회 운동으로 3S 운동을 펼쳤다. 3S는 Soup(국) Soap(비누) Salvation(구원)의 약자로 먼저 따뜻한 국으로 몸을 지탱하게 하고, 비누로 더러움을 씻고, 복음을 통해 구원을 받는 사람이 되도록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구세군은 당시 부랑자와 실직자, 알코올 의존증자 등 소외계층을 선교 대상으로 삼으면서 강력한 선교와 봉사를 위해 군대식 조직과 복장, 용어 등을 도입했다.

목회자는 사관으로 불리며 근무 연한에 따라 부위-정위-참령-부정령-정령-부장으로 나뉜다. 각 국가는 군국, 군국 책임자는 사령관, 전 세계 수장은 대장의 호칭을 사용한다. 평신도는 병사로, 평신도 지도자는 정교(다른 교단 장로에 해당)로 불린다.

런던에 국제본영이 있고 한국은 약 12만 명, 전 세계 신자는 약 150만 명으로 추산된다.

구세군의 상징이 된 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에서 시작됐고 한국에서는 1928년 도입됐다.

한국 모금액은 1995년 10억 원을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30억9700여만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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