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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8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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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밝고 즐거운 영화만큼 암울한 영화도 많기 때문이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단편집 ‘영화처럼’은 밝은 쪽에 집중한다.
이 책에서 5개 단편의 제목이 된 영화를 훑어보면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 리샤오룽(李小龍) 주연의 ‘정무문’, 게리 마셜 감독의 ‘프랭키와 자니’,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서부극 ‘셰인’을 리메이크한 ‘페일 라이더’, 진 네굴레스코 감독의 ‘사랑의 샘’ 등이다.
단편 ‘태양은 가득히’의 주인공은 이 영화를 보고 “리플리(알랭 들롱)는 붙잡혀서는 안 되는 거였다”며 맞장구치는 두 할리우드 키드다. 이들은 각자 힘겨운 성장기를 거친 뒤 영화를 매개로 재회한다. ‘정무문’에서 자살한 남편이 남긴 증거물을 들고 불의와 맞서겠다고 결심하는 가정주부는 영화의 리샤오룽과 닮았다.
알 파치노와 미셸 파이퍼가 주연한 러브스토리 ‘프랭키와 자니’는 철부지 남녀의 마음을 이어 준다. 일상 탈출을 꿈꾸던 두 사람은 영화를 통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할머니를 위해 ‘로마의 휴일’ 상영회를 즐겁게 준비하는 손자손녀의 모습은 로마 트레비 분수에서 즐겁게 재회하는 ‘사랑의 샘’ 주인공들을 연상시킨다.
이 책에 나온 영화를 본 독자라면 각자의 기억을 배경으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재일교포 3세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GO’와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각각 일본과 한국에서 영화화됐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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