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단체 범불교도대회강행

  • 입력 2008년 8월 27일 15시 18분


27일 오후 정부의 \'종교 편향\'에 항의하기 위해 열린 \'범불교도대회\'에 참석한 승려와 신도 등 불교인들이 서울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연합]
27일 오후 정부의 \'종교 편향\'에 항의하기 위해 열린 \'범불교도대회\'에 참석한 승려와 신도 등 불교인들이 서울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연합]
정부의 종교 편향에 반대하는 범불교도대회가 예정된 27일 오후 승려와 신도들이 조계사에서 나와 시청광장을 향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합]
정부의 종교 편향에 반대하는 범불교도대회가 예정된 27일 오후 승려와 신도들이 조계사에서 나와 시청광장을 향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합]
불교계가 정부의 종교편향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대한불교조계종 등 27개 종단 소속 승려 1만여명과 신도 20만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6만명)은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헌법 파괴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를 열었다.

이날 전국 각 사찰에서 대여해온 버스 수백대가 서울광장을 둘러쌌다. 버스에는 ‘이명박 정부는 더 이상 종교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 ‘불자들이 분노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과하라’ ‘불자들의 힘으로 종교차별 막아내자’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또 각 신도들은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하라’ ‘공직자 종교차벌금지 입법’등의 구호가 적힌 어깨띠를 걸고 집회에 나섰다.

서울 광장에서 집회가 시작되기 전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승려와 신도 2000여명이 모여 사전 집회를 열었다. 조계사 대웅전 앞 연등에는 신도들이 종교탄압금지에 대한 내용을 적어 매달기도 했다.


▲ 영상취재 : 정영준,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


▲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신원건 기자

‘헌법 수호를 위한 조계사 사천왕 기도법회’에 참석한 이들은 서울광장으로 도보행진을 벌여 그 곳에 있던 신도들과 합류했다. 주최측은 "전국에서 모이고 있는 신도들이 교통혼잡으로 인해 미처 행사장에 다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종교탄압 문제에 대한 이명박대통령의 공개 사과 △종교탄압 공직자들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조치 △국민화합을 위한 시국관련 사범들에 대한 화합조치 등을 정부에 요구 했다.

승려 300여명은 팔에 심지를 놓고 태우는 '연비'의식도 거행했다.

불교계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시절부터 친기독교적인 발언과 행동을 보였다며 현 정부가 종교중립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경찰복음화금식대성회 포스터에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진이 게재되면서 불교계가 반발하기 시작했다. 특정종교를 위한 행사 안내포스터에 경찰청장이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분위기속에서 한승수국무총리가 직접 조계사를 찾아 유감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경찰이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이 타고 있는 승용차를 과잉검색하면서 불교계의 반발이 고조됐다.

불교계는 정부가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전국 지역 별로 불교도 대회를 개최하는 등 장기적인 투쟁에 들어설 것임을 천명했다.

서울 우이동에서 왔다는 보명화(법명.62) 신도는 "가만히 있기에는 너무 답답해서 나왔다. 대통령임기를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는 종교편향적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한국에서는 자유로운 종교활동이 보장되어야하고 정부는 종교 중립적이어야한다"고 말했다.


▲ 영상취재 : 서중석,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대표해 나선 김광준 대한성공회신부는 "아무개 목사가 미국에서 승려가 개종해야한다거나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산다고 한 발언을 대신 사과한다. 종교편향이 없어야한다는 주장에 강한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종교간 상생을 기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 이런 집회가 필요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광장에 참가한 승려와 신도들은 전국의 사찰에서 동시에 종을 울리는 타종식을 거행하며 불교도의 단합을 촉구했다. 이들은 예불을 올리고 경과 보고를 한 뒤 결의문과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한 뒤 조계사 쪽으로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오후 3시30분부터 서울광장→세종로사거리→종각사거리→조계사(약 1.4㎞) 방면으로 가두행진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총 85개 중대 8250여 명의 병력과 물대포 4대, 방송차 2대, 조명차 2대 등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불교대회는 종교행사인 만큼 행사의 원활한 진행과 차량흐름 확보 등 기본적인 질서 유지 업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성난 불심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행사장 주변에 병력을 집중 배치하지 않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둔 거점에 병력을 나누어 배치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행사로 도심 일대에 극심한 교통혼잡이 우려됨에 따라 오후 1∼6시 서울광장∼세종로사거리, 서울광장∼한국은행사거리, 서울광장∼조선호텔 사이 차량통행을 부분 통제했다.

동아닷컴 정영준기자 yjjun@donga.com

서중석기자 mission@donga.com

박태근기자 ptk@donga.com

이진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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