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토론’ 정규재 “촛불시위대만 국민?” 발언 화제 만발

  • 입력 2008년 7월 11일 15시 17분


“가만히 있는 국민도 많습니다. 시위하는 국민만 국민인가요?”

“쇠파이프를 들어야만 폭력입니까. 촛불시위는 민주주의 의사결정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폭력입니다.”

“시민들의 평화로운 생활을 할 권리를 2개월이나 유린하고…”

‘고려대녀’ ‘서강대녀’에 이어 MBC ‘100분토론’에 출연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화제다. 11일 정 위원의 이름은 10여 시간이 넘게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수위에 올랐고, 그의 발언은 ‘어록’이 되어 인터넷서 떠돌기도 했다.

정 위원은 10일밤 ‘촛불 속 한국경제, 위기인가’를 주제로 한 ‘100분 토론’에서 우제창 민주당 의원, 권영준 경희대 교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상대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 위원은 “촛불시위는 ‘이명박 아웃’이라는 구호로 정부의 모든 정책을 지난 2개월 간 저지 시켰다”며 “그래놓고 지금 와서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니 그게 얼마나 비열한 행동인가”라고 말해 ‘촛불 지지’ 누리꾼들의 ‘공적’이 됐다.

이에 권영준 교수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무시한다. 촛불 시위대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다가 돌아선 민심도 많다”고 반발하자, 정 위원은 “촛불은 공론장이 아니다”라며 “시위라는 것은 공론의 장에 나갈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것인데 지금 세 분은 공론의 장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반칙”이라고 상대 토론자들을 질타했다.

또한 정 위원은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을 감싸며 “지금 정부의 환율정책을 비난하는 것은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논리와 같다”며 “고환율이 정말 나쁜 정책이니까 장관을 쫓아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장관이 환율을 안정시키겠다고 하니 그것을 또 반대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 ‘100분 토론’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 의원의 발언을 놓고 찬반 양론이 빗발쳤다.

촛불시위를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막무가내 이명박의 대변인”, “토론하는 태도가 억지스럽고 상대방하고 싸우려는 투”, “‘100분 토론’이 토론자를 잘못 선정했다” 등 원색적인 비난 글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이에 보수 성향의 누리꾼들도 몰려가 “경제계의 조갑제”, “촌철 살인으로 토론 상대방을 궤멸 시켰다”, “우 의원과 두 교수는 똑똑한 척 하다가 실력에서 밀려 얼굴까지 빨개지고 괜히 흥분만 하더라” 라며 맞불을 지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관련기사]쇠고기, 서울과 워싱턴 사이의 거리

[관련기사]포털에서 촛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

[관련기사]정부 ‘광우병 10문10답’에 시민단체 반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