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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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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양성 과정 공개… 일반인 수행체험 이벤트도
《가톨릭에서 성소는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는 뜻. 그 부르심을 받고 이미 사제나 수도자가 된 사람들을 위해, 또는 앞으로 사제나 수도자가 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묵상하는 날이 바로 성소의 날이다. 부활절 이후 셋째 주일을 성소의 날로 정해 놓았다.》
“당신께서 부르시니 여기에 왔습니다.”
13일은 제45차 가톨릭 ‘성소(聖召)의 날’. 가톨릭 성소의 날을 맞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전국의 교구별로 전시회, 야외 미사, 체험 행사 등 다양하고 뜻 깊은 행사를 마련한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라는 성경 구절처럼 사제와 수도자 양성을 위해 더 많은 기도와 노력을 기울이자는 취지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번 성소의 날을 맞아 ‘선교인 교회에 봉사하는 성소’란 제목으로 담화문을 발표하고 “가장 작은 이들, 병든 이들, 고통 받는 이들,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제들, 기꺼이 자유롭게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정결과 가난과 순명의 삶을 선택한 남녀 수도자들에게 교회는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면서 사제와 수도자들의 삶을 치하했다.
현재 한국 가톨릭의 사제는 4000여 명. 사제를 양성하는 전국의 7개 신학대학에선 1400여 명이 사제 수업을 받고 있다. 남자 수도자는 46개 수도회 단체에서 1500여 명이, 여자 수도자는 106개 수도회 단체에서 9700여 명이 수행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성소의 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가톨릭 신학대학 캠퍼스 일반 공개와 사제 수도자들의 삶을 보여주거나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다. 사제와 수도자의 삶을 이해함으로써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신학대학 캠퍼스 개방은 전국의 7개 신학대학에서 동시에 이뤄진다. 신학대학은 사제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을 지적 사목적 영적으로 교육하는 곳. 이곳을 개방해 사제의 의미와 가치, 사제 양성 과정 등을 진솔하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서울대교구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학에서 ‘그 소리는 온 땅으로, 그 말은 누리 끝까지 퍼져 나가네’를 주제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연다. 정진석 추기경이 집전하는 성소 주일 미사, 신학대학생들의 일상과 수행을 보여주는 영상물 상영과 사진전, 사제와 수도자들이 사용하는 제의(祭衣)와 제구(祭具) 전시 등. 서울대교구는 예비신학생(중학생 이상부터 28세 미만의 젊은이) 1000여 명을 포함해 7000여 명의 신도와 일반인들이 신학대학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3일 오전 10시부터 서강대에서 열리는 ‘갈릴래아 축제’는 수도자들의 삶을 살펴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이 행사의 주제는 ‘와서 보아라!’.
수도자들의 하루 일과와 수행 방법을 소개하는 시간, 수도복 입어보기 등 수도자들의 일상을 경험해보는 체험마당, 수도자들의 생활을 담은 사진전, 수도자들의 장기 자랑이 펼쳐진다.
참가 문의 및 행사 안내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02-727-2123,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02-460-7681.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