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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4일 0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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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눈 속에서 피어나지만, 활짝 필 즈음이면 눈은 어느 사이엔가 스스로 녹아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버들가지는 연한 녹색 빛을 보일 듯 말 듯 가리고서 봄바람에 흔들릴 것이다. 차가운 눈은 생명을 다했으니 인내한 매화의 승리는 완전하고, 봄바람은 버들가지에 돌아왔으니 마땅한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봄이 시작된다는 立春(입춘)이다. 겨울을 한참 겪은 후에 듣는 봄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반갑기 그지없다. 우선은 추위가 불편하고 따뜻함이 좋아서이다. 또 봄에는 특히 자연의 신비로운 생명력을 실감하고 그가 거둔 승리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작년의 그 봄이 아니라고, 나이가 한 살 늘었다고, 안타까워할 겨를이 있겠는가. 唐(당) 李白(이백)의 ‘宮中行樂詞(궁중행락사)’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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