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30선]<9>따뜻한 카리스마

  • 입력 2008년 1월 17일 02시 56분


코멘트
《“서로의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사람의 전문적인 영역에 대한 존중과 인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성공적인 이미지 설계다. 그래야 성공적인 신생 설계와 커리어 관리를 이룰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매끄럽게 해낼 수 있는 키워드가 바로 ‘따뜻한 카리스마’다.”

-김경문 두산베어스 감독 추천》

‘날카로운 눈빛과 엄숙한 한마디에 상대가 압도당한다.’ 사회 활동을 해나갈 때 많은 사람이 이런 기대를 한다. 정글 같은 일터에서 이기기 위해선 강력한 카리스마가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이미지 컨설턴트인 이종선 씨는 이 ‘카리스마’라는 단어 앞에 ‘따뜻한’이라는 형용사를 놓는다. 언뜻 앞뒤가 안 맞는 것처럼 보이는 이 어구가 성공의 열쇠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따뜻한 카리스마’는 직업상 수많은 최고경영자(CEO)와 유명 인사들을 만나온 저자가 직접 보고 들은 성공 노하우를 정리한 책이다.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부드러운 힘을 가진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 이 책을 추천한 김경문 두산베어스 감독은 “너무 강하게 리드를 하면 쉽게 부러지듯이 팀원이나 국민을 다독이면서 부드럽게 리드하는 것이 이 시대가 바라는 정치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감지하는 사실이다. ‘따뜻한 카리스마’는 이런 변화에 초점을 맞춘 키워드다. 스스로 감추는 게 아니라 먼저 자신을 열어야 한다는 것,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고 공감하라는 것, 시간을 두고 상대의 신뢰를 얻으라는 것, 강요나 논리가 아니라 심정적으로 동의하도록 설득하라는 것, 부드러운 거절의 요령을 터득하라는 것, 곤란한 상황도 재치 있게 넘길 수 있는 유머 감각을 익히라는 것…. 저자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갖는 방법’을 차분하고 꼼꼼하게 설명한다.

자기계발서는 순간최면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서 읽을 때는 금세라도 책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히면 ‘변화 없는 나’만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저자는 실질적인 매뉴얼을 더한다. 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늦을 것 같다면 2시에 전화하지 말고 1시 40분쯤 전화해서 “2시 10분쯤 도착할 것 같다”고 말하라는 것, 스피치를 할 때는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마이크와 입술의 간격은 10∼30cm를 유지하고 각도는 30∼45도로 하면 전달력이 좋다는 것 등이 그렇다.

풍부한 대인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실제 사례를 든다. 끈기 있게 신뢰감 있는 이미지를 구축한 배우 안성기 씨, 직원들과 술자리를 갖고 산행을 하면서 훈훈한 스킨십을 하는 교보생명의 신창재 회장, 아랫사람을 원칙과 감성으로 품은 드라마 ‘대장금’ 속 한 상궁에 이르기까지 따뜻한 카리스마의 다양한 모델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의 의미가 성큼 와 닿는다. 그것은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새로운 세상을 잘 살아낼 수 있음을 가리킨다. 강한 인간을 꿈꿨던 사람들, 책을 덮을 즈음엔 부드러움의 힘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