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1인 100역…의상 빨리 갈아입기-마술 등 ‘브라케티 쇼’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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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화면 속 무대엔 남자 한 명뿐인데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갑자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릿 오하라가 되고 다시 백설공주가 됐다가 찰리 채플린이 된다. 이 모든 것이 그가 큰 천이나 벽 뒤에 몸을 숨겼다가 다시 나오는 5초도 안 되는 시간에 휙휙 바뀐다.

‘천의 얼굴을 가진 남자’,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제일의 퀵체인지 아티스트’, 이탈리아 출신 배우 아르투로 브라케티가 내년 1월 한국에서 막을 올리는 ‘브라케티 쇼’를 앞두고 방한했다.

퀵체인지란 연극이나 쇼에서 등장인물이 의상을 빨리 갈아입고 여러 캐릭터로 변신하는 것. 1999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된 브라케티 쇼는 연극과 퀵체인지 마술 그림자놀이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드라마와 결합시킨 ‘원맨쇼’. 그는 100분의 공연 동안 혼자 100개 캐릭터로 변신한다.

그는 “시골에서 살던 수줍은 소년”이었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공연을 만들었다. 주인공이 어린 시절 살던 다락방을 찾았다가 환상과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이야기.

“누구나 동심을 간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쇼를 하고 있어요. 맞아요. 난 ‘피터팬 신드롬’이 있나 봐요. 하지만 마이클 잭슨은 아니랍니다.”

처음에 캐릭터의 변신에 흥미를 갖고 보러 온 사람들이 관람 뒤에 그에게 e메일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고마워요. 내 어린 시절을 찾아 줘서”라고.

쇼에는 할리우드 영화의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 어린 시절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외로움을 달랬다는 그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20편의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만 모았다”고 말했다. 쇼에는 이탈리아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에 대한 오마주도 들어 있다. ‘브라케티 쇼’는 유럽 등지에서 1000회 이상 공연됐고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그는 “쇼는 국제적으로 통하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기 성남아트센터(내년 1월 4∼20일) 4만∼11만 원, 서울 예술의 전당(1월 23일∼2월 14일) 5만∼13만 원. 02-2149-8810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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