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우, 카메라로 그린 수묵화…컬렉터 수집 사진전

  • 입력 2007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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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우 씨의 2007년 신작 ‘고흥 2007’. 전남 고흥군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제공 리씨갤러리
배병우 씨의 2007년 신작 ‘고흥 2007’. 전남 고흥군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제공 리씨갤러리
2005년 세계적인 팝스타 엘턴 존이 영국 런던에서 ‘소나무’ 사진을 2700만 원에 구입하면서 세계 미술 시장에서 화제의 주인공이 됐던 사진작가 배병우(57) 씨.

그의 ‘소나무’ 대형 작품은 올봄 미국 뉴욕의 소더비 경매와 런던 필립스 경매 등에서 점당 1억 원을 돌파하더니 21일 런던 필립스 경매에서는 1억4000만 원에 낙찰됐다. 런던의 한 경매에서는 최근 1억6000만 원에 그의 ‘소나무’ 작품이 팔렸다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어찌됐든 2005년 이후 불과 2년 만에 작품 값이 4배 이상 뛴 것이다.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은은한 흑백의 대비, 나무둥치를 화면 가득 클로즈업하는 대담한 화면 구성, 전통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넉넉한 여백, 한국의 전통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의 절묘한 조화….

배 씨는 최고의 인기 사진작가다. 그의 다양한 사진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28일부터 1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리씨갤러리에서 열리는 ‘K컬렉션 배병우전’. 컬렉터 K 씨가 그동안 수집해 온 배 씨의 사진 44점이 출품된다.

‘소나무’ ‘바다’ ‘오름’ ‘향일암’ ‘하늘’ ‘모세혈관’ 시리즈 등 1990년대 초부터 찍어 온 사진들을 비롯해 올해 찍은 신작을 총망라한다. 이번 전시는 배 씨의 사진 편력과 사진 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전시작 가운데에는 그가 올해 스페인 알람브라에서 찍은 사진과 2002년 타히티에서 찍은 사진이 포함돼 있다. 한국의 바다와 소나무 사진에 익숙한 관람객들은 이들 작품에서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대형 ‘소나무’ 사진 7점(각 125×250cm)을 제외하면 모두 60×70cm 내외, 그리 크지 않은 사진들이다. 값비싼 대형 작품이 부담스러웠던 사람들에겐 탐나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전시작들은 배 씨에게도 각별한 작품이다.

“오래전부터 찍어 온 것이어서 애착이 많죠. 특히 전남 여수시의 돌산 향일암은 제 고향땅이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암실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화한 사진이어서 제게는 그 의미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02-3210-0467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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