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요트는 내 인생!… 레저의 꽃 요트 어떻게 즐길까

  • 입력 200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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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轉職) 컨설팅 업체 DBM코리아의 김철수 전 대표. 3년 안에 친구들과 요트를 타고 대한해협을 건너는 것이 목표다. 13일 대한해협을 건너기 위한 첫 번째 관문에 도전했다. 요트 면허 시험에 응시한 것이다. 결과는 불합격. 한 달 동안 틈만 나면 한강을 찾아 요트 교육을 받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이었다. 좀 더 내공을 쌓아 다음 달 면허 시험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아들 동혁이의 돌을 맞은 권양선 씨. 동혁이를 위해 기억에 남을 만한 돌잔치를 하고 싶었다. 돌잔치 행사 장소로 요트를 선택했다. 한강변의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하고 요트에 올랐다. 요트 위에 오른 친구들은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동혁이도 신이 나는지 계속 ‘까르르’ 웃었다.

벌어 놓은 돈을 어떻게 쓰고 죽을지가 가장 큰 고민인 거부(巨富)들이 노년에 즐긴다고 해서 ‘인생의 마지막 레저’, 골프마저 지겨운 사람들이 찾는다고 해서 ‘스포츠의 종착역’이라고 불리는 요트.

이처럼 상류층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온 요트가 중산층에게 성큼 다가왔다. 한강에 요트 클럽이 생기면서 한강에서도 요트를 탈 수 있게 됐고, 회원제로 운영되던 요트클럽이 비회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촬영·편집: 박영대 기자

○ 日 중고 요트 수입 급증… 2000만∼1억 원 선

요트는 자동차처럼 등록제가 아니어서 정확한 대수는 파악되지 않지만 선실과 엔진을 갖춘 크루저 요트는 국내에 200여 대, 엔진 없는 딩기 요트는 1500여 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요트 수입액은 2003년 73만1000달러에서 지난해 709만 달러(약 67억3550만 원)로 3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늘었다.

부산시 요트협회 정선화 사무차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에서 요트를 많이 사 오고 있다”며 “큰 부자가 아닌 사람도 몇 명이 돈을 모아 일본에서 중고 요트를 사오는 게 최근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회원이 40여 명인 해마루요트클럽 고재영 회장은 “지난해 초 우리 클럽이 보유한 크루저 요트는 10척 정도였지만 지금은 20척으로 늘었다”며 “요트 가격은 2000만 원에서 1억 원 정도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만 열리던 크루저 요트 면허 실기 시험이 9월부터 서울 한강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엔진 없이 바람을 이용해 달리는 경기용 요트인 딩기는 면허가 필요 없지만, 선실과 엔진을 갖춘 크루저 요트는 면허가 있어야 한다.

1차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서울에서 실기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9월 18명, 10월 32명이었다. 요트가 일반인들도 접근 가능한 문화로 다가선 것은 국민 소득 증가와 관계가 깊다. 부산시 요트협회 류재동 부회장은 “선진국의 경우 통상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 ‘마이 요트’ 시대가 왔다”며 “우리나라도 2만 달러 문턱에 들어서면서 요트 수요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요트는 ‘상류층의 레저’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8명 이상 탈 수 있는 길이 35피트(약 10.7m) 크루저 요트는 1억∼2억 원이며, 같은 크기의 중고 크루저 요트는 5000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4, 5명이 탈 수 있는 24피트급 중고는 2000만 원이면 살 수 있다.

요트에 관심 있는 친구 5명이 1000만 원씩 부담하면 태평양을 항해할 수 있는 크루저 요트의 공동 소유주가 된다.

유지비도 그리 비싸지 않다. 부산 수영만의 한 달 계류비는 19만∼41만원 수준이다. 보통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요트를 접하는 방법은 요트클럽 회원이 되거나 요트 클럽의 일일체험 행사를 하는 것이다. 요트 클럽 회원이 되면 요트 교육을 무료로 받고, 클럽 소유 요트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서울 한강에 있는 서울 시티요트클럽은 보증금 1500만 원에 가입비 200만 원, 연회비가 300만 원이며, 보증금은 3년 뒤에 돌려받는다. 700요트클럽은 보증금, 가입비 없이 연회비가 380만 원이다. 요트를 직접 사는 건 큰돈이 들지만 가족행사나 직장 회식 때 하루 빌려서 기분 내는 것은 큰 부담이 없다.

700요트클럽에서는 12인승 크루저 요트 ‘700요트클럽 1호’를 2시간에 30만 원에 대여한다. 바비큐를 먹은 뒤 요트를 1시간 탈 수 있는 식사 패키지는 1인당 7만 원이다. 비회원도 이용할 수 있어 권양선 씨 가족처럼 돌잔치를 하거나, 프러포즈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햇볕이 따갑지 않은 9∼11월은 세일링의 성수기여서 찾는 사람이 많다.

○ 크루저급 16시간 강습료 16만 원

챌린지요트클럽은 부산과 통영에서 크루저급 요트 강습을 하고 있다. 45피트짜리 국내 최대 레이싱 요트인 ‘라 비 엥 로즈’ 등 9대의 크루저 요트를 갖추고 있다. 강습시간은 16시간이며, 강습료는 16만 원.

서울 시티요트클럽은 10월 말부터 서울 한강 난지요트경기장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크루저급 요트 강습을 실시할 계획이다. 가격은 미정. 딩기급은 서울시 요트협회와 부산시 요트협회에서 배울 수 있다. 서울은 4일(20시간) 강습에 30만 원. 부산은 2일(16시간) 동안 실시되며 초급 6만 원, 중급 10만 원.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요트 탈 수 있는 곳
서울시 요트협회 (02-490-2911) 강습료 4일(20시간) 30만 원
서울 700요트클럽 (02-376-5616) 2시간 임대 30만 원(12인승)
서울 신화마린 (02-424-5256) 2시간 임대 30만 원(12인승)
서울 시티요트클럽 (02-6085-5953) 10월 말부터 일반인 대상 요트 강습 시작
부산시 요트협회 (051-747-1868) 강습료 2일 6만 원(초급), 10만 원(중급)
부산 챌린지요트클럽 (051-747-8020) 강습료 16시간 16만 원
제주 퍼시픽마리나 (064-738-2888) 체험 세일링(1시간) 6만 원
통영 금호충무리조트 (055-640-8180) 일몰 요트 투어(2시간)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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