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앞에 서다…새책 낸 작가들, 낭독회 현장기행 적극 참여

  • 입력 2007년 7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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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점 yes24는 ‘네티즌 추천 한국의 대표 작가’를 선정하는 인터넷 투표를 22일까지 진행한다. 대표 작가가 뽑히면 독자 200명을 선정해 8월 12∼14일 운주사 대흥사 변산반도 등 전라도 지역을 순회하며 작가와 독자가 대화를 나누는 문학 캠프를 개최한다. 2일 시작해 3만여 명이 참가한 이 투표에서는 12일 현재 황석영(대표작가 부문) 은희경(차세대 대표작가) 씨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yes24 최세라 도서사업팀장은 “작가와 독자가 소통하고자 하는 취지로 4년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독자들은 물론 작가들도 기꺼이 독자와 접촉해 깊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작가와 독자가 직접 만나 소통하는 이벤트들이 최근 줄을 잇고 있다. 장편 ‘남한산성’을 낸 김훈 씨는 5월 말 작품의 배경이 된 남한산성을 독자와 다녀온 데 이어 18일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낭독회를 갖는다. 장편 ‘바리데기’를 낸 황석영 씨도 8월 중 독자와 함께하는 ‘바리투어’를 마련한다.

소설가 신경숙 방현석 씨의 가리봉동 기행, 조경란 씨의 봉천동 기행을 상반기에 열었던 문학나눔추진위원회는 가을에도 작가와 독자가 함께하는 서울문학기행 행사를 이어 간다.

지난해 소설가 김주영 씨, 시인 정호승 도종환 씨가 참가한 ‘문학 기차 여행’을 진행했던 교보문고는 10월 중 작가와 함께 경북 지역을 기차로 여행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조연주 문학동네 문학팀장은 “국내 작가들은 그동안 책을 낸 뒤 사인회만 하는 데 그쳤지만, 요즘에는 독자와 직접 만나 작품 홍보와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작가들이 “작품으로만 승부하겠다”는 ‘신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독자와의 ‘직접 소통’에 팔 걷고 나선 것이다. 작품에 대한 문단의 평가와 독자의 평가가 공유된다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평단을 의식하지 않고 대중과의 관계 맺기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추세라는 것이다.

작가들이 얼굴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해외 출판이 활발해지면서다.

해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기 홍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작가들은 2005년 주빈국으로 참가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해외 독자와의 만남 이벤트를 집중적으로 치르면서 직접 소통의 세일즈 효과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낭독회를 갖고 올해 봉천동 투어에서 국내 독자들과 처음으로 직접 만난 조경란 씨는 “작품 이외에 많은 것을 공개했는데도 불편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독자와 깊은 공감대를 쌓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김정혜 창비 문학팀장은 “해외에서 책을 낸 국내 작가들이 1주일에 30건도 넘는 인터뷰와 낭독회를 통한 홍보 효과를 실감하면서 국내 독자와의 만남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소설 ‘빛의 제국’ 출간 당시 ‘책 시사회’라는 독특한 이벤트를 기획했던 소설가 김영하 씨는 “소설가는 독자의 반응을 체험할 기회가 많지 않아 작품을 갖고 독자와 ‘축제’를 벌여야겠다는 취지로 이벤트를 만들었다”며 “작가는 이제 작품을 육성으로 들려주고 독자와 함께 대화하고 거닐면서 차별화된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사람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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