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s]마술쇼… 신데렐라 놀이… 테마가 있는 키즈파티

키즈파티에 참석한 아이들이 풍선과 캐릭터로 장식한 테마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소협찬 치퍼스·원대연 기자

《마술사가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은 팬을 보여 준다.

여기에 불을 지른 뒤 뚜껑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다.

그러자 비어 있던 팬 안에서 사탕과 인형, 과자가 쏟아졌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켜보던 아이들은 “우와!” 하며 탄성을 질렀다.

14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의 매직테마 레스토랑 ‘치퍼스’에서 열린 생일파티.

이 레스토랑은 마술을 활용한 이벤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생일 파티의 이벤트는 계속됐다.

페이스페인팅, 풍선으로 동물 만들기, 게임 등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곳에서처럼 떠들거나 딴 짓을 할 겨를이 없었다.

뒤쪽에서는 어머니들이 편안한 자세로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차를 마신다.

요즘 유행하는 키즈파티의 풍경이다.》

떡볶이와 김밥, 자장면이 주인공이던 어린이 파티는 옛말이 됐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키즈파티가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키즈파티는 멋진 드레스나 정장을 입고 참석하는 신데렐라파티, 비눗방울파티, 마술파티 등 테마가 있는 파티로 진화하고 있다.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키즈파티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예전의 파티

맞벌이 주부인 김영미(41) 씨는 지난달 있었던 딸(9)의 생일파티를 생각하면 지금도 속이 상한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초대장을 만들고, 가까운 음식점을 예약하는 등 처음엔 순조로웠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파티가 시작되자 모든 것이 뒤죽박죽 됐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들 10여 명이 음식을 먹다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한 것. 식당 주인의 눈총에 아이들을 타일렀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생일축하 노래조차 부르지 못한 채 케이크의 촛불을 끈 뒤 서둘러 나왔다. 돈과 시간을 들였지만 남은 것은 재미없고 지루했다는 아이의 불평뿐이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치퍼스의 이수연 캡틴은 “공들인 파티가 실패한 것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프로그램 없이 초청과 음식에만 신경을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음식을 먹고 선물을 주고받는 식의 단순한 파티는 인기가 없다는 것이다.

치퍼스 파티에 참석한 고예지(10) 양은 “생일파티가 재미없으면 학교에서 인기가 떨어진다”며 “분위기도 있고 색다르게 놀 수 있는 파티가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시선만 붙잡을 수 있다면 이미 절반 이상의 성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요즘 키즈 파티는…

한때 고가의 호텔파티를 연상시켰던 키즈파티는 최근 테마레스토랑과 키즈카페 등이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교육적인 효과와 재미가 결합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형 파티가 인기다. 마술 쇼, 포크댄스, 케이크와 쿠키 만들기, 스포츠파티 등 다양한 테마의 파티가 있다.

키즈파티 플래너 황수정 씨는 “키즈파티는 맞벌이 주부의 증가와 특별한 생일파티를 열어 주려는 엄마들의 욕구로 대중화하고 있다”며 “특히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모임에 익숙하기 때문에 파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키즈파티가 활성화되면서 어린이 고객을 겨냥한 키즈카페와 실내놀이터도 늘고 있다. 아이들 수에 따라 음식 값을 내면 각종 놀이시설이 있는 공간을 빌려 주는 형식이다. 어린이 1인 기준 1만∼2만 원.

예지 양의 어머니 정선미(34) 씨는 “아이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실내놀이터를 자주 이용한다”며 “음식을 먹고 뛰어놀다 노래방에서 뒤풀이를 하는 게 요즘 키즈파티 코스”라고 소개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자녀 생일파티 ABC▼

# 파티의 목적은 친구 만들기

내 아이를 공주님, 왕자님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는 것이 파티의 목적이다. 같은 반 친구를 초대할 경우 가능하면 전원을 초대하는 것이 좋다.

# 엄마들도 챙겨라

엄마들은 아이만큼 중요한 손님이다. 엄마를 초대해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을 잊지 말라.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 예산과 테마 정하기

파티에 들어갈 비용을 먼저 정하라. 예산에 따라 테마와 장소, 음식을 결정하면 된다.

파티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테마다. 기억에 남는 파티를 열어주고 싶다면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잘 잡아야 한다.

# 공간 연출하기

집에서 진행하면 분위기가 자유롭고 비용도 덜 든다. 하지만 공간의 문제로 초대 인원에 한계가 있고 내용도 식상하기 쉽다. 키즈카페나 패밀리레스토랑 등 외부 공간은 비용이 드는 반면 세련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 레크리에이션

파티가 시작되기 전이나 중간에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게임 2, 3가지를 준비하자. 산만한 아이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다. 숨은 그림 찾기, 젠가, OX 게임도 좋다. 페이스페인팅은 내 아이뿐 아니라 참석한 어린이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 마무리

선물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나눴다는 마음의 표시다. 양말 문구용품 등 저렴한 선물과 행사 중 찍은 사진을 참석한 아이들에게 나눠주자. 잊지 못할 내 아이의 생일파티가 된다.

황수정 키즈파티 플래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