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대구 사수” 보수 결집 시도… 김부겸 출정식 與49명 출동

  • 동아일보

‘보수 심장’ 대구시장 놓고 맞대결
秋 “선거 지면 보수 풀뿌리 무너져”… 이진숙 불출마로 공천 갈등 일단락
金 “살맛 나는 도시로 만들겠다”… 文 前대통령도 金 선거 캠프 찾아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로 추경호 의원(3선·대구 달성)을 26일 선출하면서 보수 텃밭 수성전 체제를 본격화했다. 전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무소속 출마 포기 선언으로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일단락되면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양강 구도로 선거를 맞게 된 것.

민주당은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선거캠프 개소식에 정청래 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한 62명의 전현직 의원이 총출동해 사실상의 ‘동진(東進) 출정식’을 열며 맞불을 놨다. 1995년 제1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대구시장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으며 정면승부를 예고한 것. 대구시장 선거에 이목이 집중된 전례 없는 상황에서 여야는 저마다 승리를 자신했다.

● 秋 “선거 지면 보수 풀뿌리 무너져”

주먹 꽉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된 추경호 의원이 26일 대구 수성구 대구시당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추 의원은 “대구에서 승리의 돌풍을 일으켜 보수 재건의 출발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구=뉴스1
주먹 꽉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된 추경호 의원이 26일 대구 수성구 대구시당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추 의원은 “대구에서 승리의 돌풍을 일으켜 보수 재건의 출발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구=뉴스1
추 의원은 유영하 의원(초선·대구 달서갑)을 꺾고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된 뒤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권력과 행정부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이 사법부까지 압박하고, 지방 권력 대구까지 장악하려고 한다”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마지막 균형추는 결국, 대구에서 다시 세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무너지면 보수는 풀뿌리까지 무너진다”며 “정신 단디(단단히의 방언) 차리겠다”고 했다. 후보 수락 일성에서 대구를 보수의 ‘최후의 보루’로 강조하며 결집을 호소한 것.

추 의원이 보수 결집을 들고 나온 건 이번 선거 판세가 과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구시장은 격전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릴 만큼 보수세가 강해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독주가 이어져 온 것. 하지만 이번 대구시장 경선 과정에서 주호영 의원, 이 전 위원장 공천 배제를 둘러싼 내홍이 이어졌고,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의 3분의 1토막(20∼22일 NBS 조사 기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김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 빚어졌다. KBS대구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20∼22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한 일대일 가상 대결에서 김 전 총리는 43%로 26%에 그친 추 의원을 오차범위(±3.5%) 밖에서 앞섰다.

국민의힘은 대구 바닥 민심이 달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 의원, 이 전 위원장의 무소속 불출마 선언으로 내홍의 불씨가 사라져 선거에 집중할 환경이 조성됐고, 여권에 대한 견제 심리가 커지고 있어 보수가 본격적으로 결집할 것이라는 것. 실제로 KBS대구·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9%, 더불어민주당 23%로 16%포인트 차였다. 11∼13일 조사 당시 격차(국민의힘 38%, 민주당 27%)보다 5%포인트 더 벌어졌다(여론조사별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金 “국민의힘 정신 차리게 만들어야”

엄지 척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26일 오후 대구 달서구 ‘김부겸 희망캠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여권 전현직 의원 62명이 참석해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대구=뉴시스
엄지 척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26일 오후 대구 달서구 ‘김부겸 희망캠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여권 전현직 의원 62명이 참석해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대구=뉴시스
민주당은 더욱 고삐를 조였다. 김 전 총리는 선거캠프 개소식에서 “김부겸을 회초리로 써 달라. 국민의힘을 정신 바짝 차리게 만들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4년 동안 대구의 축 처진 분위기를 확 바꿔 놓겠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대구를 살맛 나는 곳으로 제가 만들고 말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개소식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며 “민주당의 세를 과시하기 위해 온 게 아니라, 대구 시민들을 도와 대구를 한번 살려야겠다 그런 각오로 왔다”며 “여기 와주신 민주당 의원들이 대구를 자기 지역구라 생각하고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소식엔 정 대표, 한정애 정책위의장 등 현직 민주당 의원 49명과 범여권 의원 2명, 전직 의원 11명 등 62명의 전현직 의원이 참석했다.

정 대표도 이 자리에서 로봇, 인공지능(AI), TK(대구·경북)신공항을 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며 “대구·경북 통합 문제도 김부겸이 (당선) 되자마자 당의 사업으로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5일 캠프를 방문해 남긴 영상 축사를 통해 “쇠퇴하는 대구를 살릴 큰 인물은 바로 김부겸”이라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내에서는 신공항 예산 등 중앙당 차원의 지원과 김 전 총리의 개인기가 결합되면 6·3 지방선거에서 대구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다만 김부겸 캠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면에서 선거를 지원할 경우 보수 결집이 이뤄지며, 대구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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