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트오페라 베이스 갱스태드 씨 “내 뿌리는 한국…”

  • 입력 2007년 6월 16일 03시 01분


앤드루 갱스태드 씨(왼쪽)가 미국으로 입양되기 전 한국에서 어렸을 때 찍은 사진.
앤드루 갱스태드 씨(왼쪽)가 미국으로 입양되기 전 한국에서 어렸을 때 찍은 사진.
세계 최고의 오페라극단으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베이스로 활동하는 앤드루 갱스태드(32) 씨. 14일 뉴욕 링컨센터 오페라극장 앞에서 기자를 만난 그는 서툰 한국말로 친부모를 찾고 싶다는 말을 되뇌었다.

갱스태드 씨는 24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1977년, 생후 2년 반 만에 미국 양부모에게 입양된 뒤 약 30년 만에 한국 땅을 밟는 셈이다.

“기대가 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얼굴은 한국인이지만 간단한 인사말 이외에는 한국말을 모르니….”

태어난 지 1년 7개월 만에 청주시의 한 보육원에 맡겨진 그는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건축업을 하는 갱스태드 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그가 자란 도시 투하버스는 주민의 대부분이 백인인 인구 3000여 명의 작은 도시. 어렸을 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같은 일은 사라졌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즐겼던 그는 미네소타대에서 성악을 전공하면서 오페라에 빠져들었다. 2000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최종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7년째 푸치니 ‘라보엠’ ‘투란도트’ ‘나비부인’ 등 주요 작품에 연속해서 출연하고 있다. 올가을에는 유럽에서의 8주간 공연도 예정돼 있다.

그가 친부모를 찾겠다는 생각을 품게 된 것도 뉴욕 활동이 계기가 됐다. 뉴욕에서 한국인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미국에서 자랐지만 뿌리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강하게 인식하게 됐다.

“친부모님, 그리고 제게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꼭 만나고 싶어요. 양부모님도 친부모를 찾고 싶다는 제 결정을 적극 지지해 주셨어요.”

그는 “친부모를 설령 만나지 못하더라도 제 뿌리인 한국과의 인연은 계속 잇고 싶다”며 “앞으로 한국말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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