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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6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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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태드 씨는 24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1977년, 생후 2년 반 만에 미국 양부모에게 입양된 뒤 약 30년 만에 한국 땅을 밟는 셈이다.
“기대가 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얼굴은 한국인이지만 간단한 인사말 이외에는 한국말을 모르니….”
태어난 지 1년 7개월 만에 청주시의 한 보육원에 맡겨진 그는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건축업을 하는 갱스태드 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그가 자란 도시 투하버스는 주민의 대부분이 백인인 인구 3000여 명의 작은 도시. 어렸을 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같은 일은 사라졌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즐겼던 그는 미네소타대에서 성악을 전공하면서 오페라에 빠져들었다. 2000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최종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7년째 푸치니 ‘라보엠’ ‘투란도트’ ‘나비부인’ 등 주요 작품에 연속해서 출연하고 있다. 올가을에는 유럽에서의 8주간 공연도 예정돼 있다.
그가 친부모를 찾겠다는 생각을 품게 된 것도 뉴욕 활동이 계기가 됐다. 뉴욕에서 한국인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미국에서 자랐지만 뿌리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강하게 인식하게 됐다.
“친부모님, 그리고 제게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꼭 만나고 싶어요. 양부모님도 친부모를 찾고 싶다는 제 결정을 적극 지지해 주셨어요.”
그는 “친부모를 설령 만나지 못하더라도 제 뿌리인 한국과의 인연은 계속 잇고 싶다”며 “앞으로 한국말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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