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fun]게임 속에 등장하는 생생한 미술그래픽

  • 입력 2007년 6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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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술, 그중에서도 회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림을 한 점이라도 가지려는 사람이 늘고 있고 미술 경매도 인기다. 게임에도 미술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다. 그래픽 구현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한 편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멋진 배경이 자주 등장한다. 정지화면만을 보면 회화인지 게임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많다. 종류도 다양하다. 현란한 색채에서 담백한 수묵화까지. 만화 그래픽은 이제 밋밋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독특한 그래픽들을 살펴봤다.

○ 온라인게임-독특한 그래픽으로 정체성 표현

‘아크릴화’는 독특한 회화 분야다. 유화와 수채화의 매력이 골고루 묻어난다. 기름을 사용하는 불편함 없이 덧칠로 맑은 느낌을 나타낸다. 비교적 역사가 짧지만 넓은 영역의 색상을 보여 줄 수 있다.

CJ인터넷이 올 여름 서비스하는 다중접속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쿵야 어드벤처’는 이 기법이 잘 표현됐다. 배경은 물을 적게 섞은 진한 색채로 부드럽게 표현한 아크릴화 그대로다.

캐릭터는 3D로 구현해 바탕과 섞이지 않고 선명하게 돋보인다. 이 게임을 담당한 최정호 개발실장은 전공이 서양화. “회화적인 느낌으로 서정적인 깊이를 살려 게임은 가볍고 유치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넷마블의 ‘야채부락리’는 한 폭의 정물화가 떠오른다. 일상생활의 사물을 주제로 한 캐릭터가 많다. 김치 바나나 호박 주먹밥 등 다양한 식재료를 ‘오브제(objet)’로 삼았다.

동양적인 느낌을 살린 그래픽도 눈길을 끈다.

매직스의 ‘파천일검2’는 현란한 색채가 없는 수묵화 그림이다. 먹물의 농담을 조절했고 여백의 미도 살렸다. 자연스러운 배경에 섬세한 철제 갑옷이 신선하다. 게임 내용도 동양적인 세계관을 담아 그래픽과 맞아떨어진다.

거리의 회화인 ‘그래피티’가 등장하는 게임도 있다. 그래피티는 스프레이 페인트로 벽에 그리는 일종의 낙서에서 시작한 회화. JC엔터테인먼트의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에는 농구 코트 뒤로 힙합 음악과 잘 어울리는 그래피티가 등장한다.

○ 비디오게임-차원을 뛰어넘는 수준 높은 그래픽

최근 완전 한글화로 관심을 끌고 있는 롤플레잉 게임 ‘블루 드래곤’(Xbox 360용)의 그래픽은 ‘물 효과(Water Effect)’로 요약된다. 햇살이 물에 비칠 때 생기는 반짝거림과 캐릭터가 물에 들어가면 생기는 동심원 등을 완벽하게 표현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물 효과는 히트작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를 개발한 앙상블 스튜디오와 게임의 거장 사카구치 히로노부의 미스트 워커 팀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역작. 사카구치 히로노부는 “자연 묘사가 뛰어나 캐릭터로 게임 속을 걸어만 가도 즐거움을 준다”고 자신했다.

동양적이면서도 이국적인 그래픽이 눈길을 끄는 작품도 있다. 세계 최대 게임 주간지인 ‘패미통’에서 40점 만점에 39점을 받은 ‘오오카미’(PS2용). 일본 전통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아름다운 수묵을 선보인다. 일본의 신화와 설화를 바탕으로 악한 자를 벌주고 자연을 되살린다는 주제의식도 돋보인다.

‘게임의 칸딘스키’라는 별명이 붙은 ‘로코로코’(PSP용)도 주목할 만하다. 빨강 노랑 등 화려한 원색을 뽐내면서도 심플하고 담백한 그래픽으로 세련미를 자랑한다. 개그 감성이 넘치는 ‘괴혼’ 시리즈를 PSP용으로 옮긴 ‘아바마마 오셨다! 어서 굴려라!’는 B급 마니아의 정서가 가득한 독특한 만화 그래픽으로 사랑 받는다.

세계 3D 엔진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언리얼엔진 3.0을 탑재한 ‘기어즈 오브 워’(Xbox 360용)도 그래픽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듯한 극사실적인 그래픽은 감탄을 자아낸다. 언리얼엔진 3.0의 개발 비용만 4000만 달러에 이른다는 후문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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