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3월 21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21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 어두운 극장 안에서 오르가니스트 김희성(46·사진) 교수가 파이프오르간 앞에 앉아 홀로 리허설에 매진하고 있었다. 격렬하면서도 애절한 연주 속에 김 교수의 눈빛은 객석 오른쪽 벽에 늘어선 파이프의 떨림처럼 흔들렸다.
“오르간은 교회음악에서 비롯한 악기이지만 감동은 종교를 초월합니다. 파이프오르간은 청중을 압도하는 악기의 크기만큼이나 소리가 웅장하죠.”
김 교수는 27일 오후 7시 반 이 무대에서 독주회를 연다. 1부는 모차르트 ‘시계를 위한 환상곡’ 등 세 곡을 독주하며 2부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등 두 곡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수익금은 전액 암 투병 환자를 위한 기부금으로 쓰인다. 암 환자와 가족 600여 명을 연주회에 초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남동생을 천국으로 보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오르간 연주를 통해 같은 아픔을 겪는 분들의 마음을 달래 드리고 싶어요.”
리허설을 하면서 그의 눈시울이 젖어든 이유는 남동생이 즐겨 듣던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하며 추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었다. 김 교수는 “‘3남매 트리오’라며 각각 배운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을 함께 연주하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말했다. 대중이 접하기 힘든 파이프오르간 연주의 특색이 무엇인지 물었다.
“‘오케스트라와 조화를 잘 이룰까’ ‘넓은 음역의 앙상블이 잘 어울릴까’ 등 걱정이 됩니다. 저도 아버지의 권유로 오르간을 처음 배울 때는 흥미를 못 느꼈지만 마음으로 감동이 전해지던 순간이 있었어요. 마음으로 소리를 내겠습니다.” 2만∼5만 원. 02-780-5054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