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출신 영화 거장 빔 벤더스 감독 방한

  • 입력 2007년 3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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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항상 ‘오늘’의 일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제 영화는 동어 반복을 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만들면서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가’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찾죠. 요새 영화는 질문조차 하지 않는 것이 많아 아쉽습니다.”

독일 출신의 거장 빔 벤더스(사진) 감독을 14일 만났다. 그는 영화사 스폰지와 독일문화원이 주최하는 ‘빔 벤더스 특별전’에 맞춰 방한했다. ‘길 위의 음유시인’이라 불리는 그는 1972년 ‘페널티킥을 맞은 골키퍼의 불안’으로 데뷔해 ‘파리 텍사스’ ‘베를린 천사의 시’ 등의 걸작을 발표했다.

그는 관객과의 직접 만남을 즐긴다. ‘일반 관객들이 반응을 보여야 영화의 존재 의미가 있다’는 믿음 때문. 이번에도 총 다섯 번의 무대인사를 한다.

‘길’과 ‘음악’으로 요약되는 그의 영화에는 길을 떠나는 인물들이 나오며 블루스와 로큰롤이 흐른다. “‘길’과 ‘음악’은 내 인생의 두 가지 열정입니다. 마음속으로는 누구나 방랑자죠. 또 음악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경험이니까요.”

10여 년간 한국인 PD와 함께 작업해 김치를 즐기고 고기를 된장에 찍어 먹는 그는 임권택 임상수 박찬욱 감독을 좋아한다. 임상수 감독을 바로 전날 만났다고.

이번에 상영되는 10편 중 세 편만 꼽아 달라고 했더니 ‘베를린 천사의 시’ ‘더 블루스: 소울 오브 맨’ ‘랜드 오브 플렌티’를 선택하며 덧붙였다. “그렇지만 나머지 7개를 못 보는 건 아주 끔찍한 일이죠.”

특별전은 15∼28일 서울 시네코아를 시작으로 부산 광주 대구 대전에서 열린다. 상영 일정은 홈페이지(www.spongehouse.com) 참조.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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