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을 붓 삼아…선율을 물감 삼아…백순실씨 ‘음악찬미’전

  • 입력 2007년 3월 1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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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백순실(57) 씨는 40여 년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그렸다. 음악에 푹 빠진 나머지 그는 음악을 화폭에 옮기겠다는 결심을 했다. “음악을 들으면 그에 어울릴 법한 색깔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고 백 씨는 말한다.

17일∼4월 11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 윌리엄 모리스 뮤지엄에서 열리는 ‘음악찬미(Ode to Music)’전은 백 씨가 6년 동안 작업해 온 음악 그림의 결실이다. 유명한 클래식 작품 제목이 달린 유화와 판화 80여 점이 전시된다.

지인들의 호응이 컸던 작품 중 하나는 ‘생상스 교향곡 제3번 오르간’. 음악을 듣다가 오르간 연주가 나오는 부분에서 따뜻하고 화사한 자연 풍경이 생각났다고 한다. 꽃이 무리 진 분홍빛 산을 그린 ‘생상스…’는 새 봄에 썩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산 가운데 그늘진 회색의 그림자는 음악에서 깊이 가라앉는 부분을 형상화한 것이다.

‘엘가 첼로 협주곡 e단조’는 갈대숲이 어우러진 강변으로 이미지화했다. 자클린 뒤프레가 연주하는 ‘첼로 협주곡’에 한참 빠졌을 즈음, 얼어붙은 헤이리 강변을 지나다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서늘하면서도 열정적인 뒤프레의 연주와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 갈대밭의 서정적인 풍경은 닮아 있다고 백 씨는 말한다. 강렬한 스타카토를 점으로 표현한 ‘사라사테 지고이네르바이젠’, 개성적인 조형미가 돋보이는 ‘베버 클라리넷 협주곡 제1번’ 등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가가 음악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전시회 기간 중 피아니스트 김영호,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 첼리스트 양성원 씨가 연주회를 여는 이벤트도 마련한다. 031-955-2032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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