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기독교 정책 제시해 대선후보 검증할 것”

  • 입력 2007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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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기독교 정책을 통해 후보를 검증하고 투표의 기준을 제시할 겁니다.”

개신교계 최대 교단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용규(성남교회 목사·사진) 대표회장이 이번 대선에서 개신교적 시각에서 후보들의 정책 검증 및 투표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선언해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보수적 단체인 한기총이 선거 과정에 개입할 경우 다른 교파나 종단도 선거 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이례적으로 종교가 선거에 공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은 14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예전 대선에서는 (교계가) 엎드려 기도만 했지만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기독교 정책을 마련해 이를 후보들에게 제시하고 정책을 수용하는지, 대통령이 된 뒤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지 등을 검증하는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독교 정책을 만들고 제시하는 ‘기독교 정책 포럼’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 “우리는 절대로 어느 정당이나 후보 개인에 대해 편향적으로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어느 후보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판단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교회의 신도 감소 추세와 관련해 “교회는 영적공동체이며 사랑과 희생을 전제로 한 생명공동체”라며 “그동안 교회가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전락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만큼 지도자들의 철저한 반성 및 성찰과 하나님 앞에서의 회개를 통해 초대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진보적 교단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등과의 교회 일치 움직임에 대해 “지금 KNCC와 한기총은 매우 가까워졌으며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단계에 도달했다”며 “무리한 기구의 통합보다는 양 기구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통일성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립학교법 재개정 움직임에 대해 “현재 국회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개방형 이사제 폐지를 골자로 반드시 재개정을 이뤄 내겠다”고 말했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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