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영정 21년 만에 교체

  • 입력 2007년 2월 4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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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1902~1920) 열사의 표준영정이 21년 만에 교체된다.

문화관광부 산하 동상영정심의위원회(위원장 안휘준)는 2일 회의를 열고 윤여환(54) 충남대 회화과 교수가 제작한 유 열사의 전신 영정을 새 표준영정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새 영정이 문화부 장관의 지정을 받아 관보에 게재되면 1986년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려 천안 유관순 열사 추모각에 봉안된 기존의 영정은 지정이 해제된다.

안 위원장은 "기존 영정이 옥중 고문으로 얼굴이 부어 있는 수형자 기록표 사진을 참고해 그린 것이어서 중년 여성의 수심 깊은 얼굴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10대 소녀의 청순하면서도 진취적인 기개가 담긴 새로운 표준영정을 채택하는 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기존 영정 작가의 친일 시비에 대해서는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결론이 나지 않은 만큼 이번 교체 과정에서는 고려사항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천안시가 2005년 윤 교수에게 의뢰해 제작된 새 영정은 이화여고 강당에서 의자에 앉은 채 태극기를 쥔 손을 무릎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모습이다. 투옥되기 전 이화학당 시절의 자료 사진을 바탕으로 속쌍꺼풀 등이 추가됐다.

기존 영정의 남색 치마도 유 열사의 친구였던 남동순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유 열사가 즐겨 입었던 흰색 통치마로, 신발도 고무신이 아닌 당시 신었던 갓신으로 바꿔 그렸다. 유 열사가 든 태극기도 현재의 표준 태극기로 수정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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