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발들의 심야파티 ‘신기한 농장’

  • 입력 2007년 1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동물들, 이거 내숭이 장난 아닌걸. 풀만 뜯는 줄 알았던 송아지 오티스 곁에서 “헬로∼ 모토” 벨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모토로라 휴대전화기는 약과다. 밤마다 농장 동료 가축들과 함께 레게 가수 섀기의 ‘붐배스틱’을 부르며 클럽 파티를 벌인다. 나이키 운동화 신는 건 기본이고 야참으로 피자도 시켜 먹는다. ‘음메∼’ 우는 젖소와 그의 무리는 오늘도 ‘그들만의 축제’를 벌이기 위해 농장 주인이 잠드는 밤을 기다린다.

18일 개봉하는 영화 ‘신나는 동물농장’은 ‘신기한 동물농장’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겉만 보면 자기 ‘본분’에 충실한 동물들이지만 잠시 주인이 한눈을 팔기만 하면 이들은 ‘인간답게’ 행동하며 관객들의 허를 찌른다. 주인이 잠든 밤 이들은 차고에 두 발로 당당히 걸어 들어가 파티를 즐긴다. ‘도대체 무슨 능력을 지녔을까’라는 의문 대신 ‘얼마나 인간이 되고 싶었으면…’이라는 안타까움이 드는 것도 사실. 그러나 이들은 반상회를 열어 마을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고 개선점을 찾는 등 나름대로 민주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간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동물들의 다양한 표정 연기로 영화 시간 89분은 1분도 지루하지 않게 흘러간다. 진정 아이디어의 승리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