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크리스마스 마법에 걸리다… 놀이공원 축제

  • 입력 2006년 11월 2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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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의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판타지’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조명과 불꽃놀이 쇼인 ‘크리스마스 매직 인 더 스카이’. 환상적인 조명에 이어 2500발의 폭죽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에버랜드의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판타지’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조명과 불꽃놀이 쇼인 ‘크리스마스 매직 인 더 스카이’. 환상적인 조명에 이어 2500발의 폭죽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매직(Magic·마법)’.

그렇다. 크리스마스는 매직이다. 1년에 한 번, 누구나 그 마법에 걸려 유쾌한 몽환에 빠지는 특별한 날이다.

눈 감고 생각해 보자. 내가 언제 어려운 이웃을 걱정해 봤는지, 지갑 열어 적은 돈이나마 나눌 생각을 해 보았는지, 또 온 가족이 자그만 케이크 앞에 둘러앉아 마음이 담긴 카드와 선물을 나눈 적 있는지.

크리스마스 매직은 이렇듯 아름답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는 사랑과 평화, 환희로 빛난다.

이제 꼭 한 달 남은 크리스마스. 차가운 겨울을 훈훈한 크리스마스 매직으로 가득 채운 놀이공원의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찾아 나만의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보자.》

주말의 에버랜드. 그곳은 별스러운 ‘혹성’으로 변해 있었다. 이름도 희한하다. ‘크리스마스 스캔들’. 작년에는 ‘크리스마스 특별시’였지. 한 해만에 ‘도시’에서 ‘혹성’으로 빅뱅 진화한 에버랜드. 크리스마스 매직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이맘때쯤 에버랜드를 찾는 것이 기자에게는 제법 오랜 연례행사다. 아련한 어릴 적 크리스마스 추억을 일깨워주어서다. 궁핍하기만 했던 1960년대. 크리스마스 아침의 우리 가족 특별식은 삶은 계란과 따뜻한 커피 한 잔이었다. 귀한 커피를, 아이들에게는 ‘금지식’인 커피를 자식에게 맛보이는 것으로 부모님은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매직을 선사했다.

‘크리스마스 스캔들’이라는 이 혹성. 그 모습은 상상을 초월한다. 45만 평 공원을 장식한 1500개의 크리스마스트리, 그 가운데 20만 개 꼬마전구로 장식된 초대형 트리가 우뚝 섰다. 오후 5시 30분. 거기서 점등식이 펼쳐졌다. 잔뜩 기대에 찬 눈으로 기다리는 아이들. 은빛 수염이 탐스러운 빨간 옷의 산타클로스가 나타났다. 그리고 라이트 온(Light on·점등).

놀란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 거기서 나의 옛 모습을 본다. 한때는 나도 저랬지. 이곳이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님은 너무도 분명하다. 눈만 마주치면 손 흔들어 인사하는 파크 도우미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치장된 곳곳의 풍경. 내가 사는 세상도 모두 이렇게 친절하고 아름다웠으면.

깜깜한 밤에도 공원은 여전히 북적댄다. 유모차를 끄는 엄마, 어깨에 아이를 태운 아빠, 팔짱 낀 연인, 그리고 시험지옥에서 막 빠져나온 수능 수험생. 오늘만은 이곳이 ‘천국’임에 분명했다. 홀랜드빌리지(식당가)의 포장마차는 입김 호호 불어가며 군것질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우산 모양의 가스스토브 아래엔 온기를 쬐려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겨울의 옛 모습이 여기에 남아 있었다.

오후 6시. 신나는 쇼가 야외무대(포시즌가든)에서 벌어졌다.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판타지’다. 산타클로스 등 137명이 출연해 로큰롤, 왈츠, 무도회를 펼친다. 그 화려함은 뮤지컬 무대를 압도할 정도다. 하이라이트는 대형 산타클로스(높이 10m의 풍선인형)와 37명의 성가대원이 만든 ‘인간 크리스마스트리’. 쉼 없이 이어지는 캐럴 선율과 춤에 취해 사람들은 오늘이 크리스마스인 줄 착각한다. 매직의 힘이다.

오후 9시. 이제 크리스마스 매직도 최고조에 오른다. 그 현장은 캐럴 공연이 펼쳐진 크리스마스 빌리지다. 선율이 흐르는 밤하늘을 서치라이트와 레이저 불빛이 수놓는다. 이어 공중으로 날아올라 환상적인 무늬를 펼치는 폭죽. ‘크리스마스 스캔들’ 혹성의 밤은 쉼 없이 발사되는 2500발 폭죽으로 절정을 이룬다. 이어 내리는 하얀 눈(비눗방울)과 함께.

‘I'm dreaming of white Christmas….’ 캐럴이 흐르는 크리스마스 빌리지의 예쁜 장식. 그 앞에서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 이들도 수십 년쯤 지난 후에는 여길 찾아와 오늘 밤을 추억하며 자신들의 크리스마스를 이야기하겠지. 나처럼.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놀이공원 이벤트는 내달 25일까지

○에버랜드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판타지(사진)=개장 30주년 기념 이벤트. 125명이 출연하는 640m 길이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판타지 퍼레이드’(매일 오후 2시)도 볼거리. 소등심야채라이스, 새송이스테이크, 해산물라이스 등 크리스마스 특선메뉴와 트리 장식 등도 판매.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표와 신분증을 매표소에 보여주면 동반 1명까지 자유이용권 30% 할인(12월 3일까지). 031-320-5000

○서울랜드

▽엔돌핀 크리스마스=정문 앞(세계광장)은 독특하고 엽기적인 눈사람으로 이뤄진 ‘스노 팩토리’, 동문지역에는 10여 개국의 눈사람이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전달하는 ‘눈사람 마을’이 들어섰다. 스모선수 차림의 눈사람도 있다. 크리스마스 특집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릭터 퍼니쇼, 캐릭터가 부르는 캐럴 ‘해피 해피 굿 이어’ 등 특별 공연도 한창. 02-509-6000

○롯데월드

▽크리스마스 대축제= 높이 20m의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비롯해 다양한 장식으로 어드벤처 공간을 산타빌리지로 꾸몄다.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펼치는 ‘크리스마스 판타지 퍼레이드’, 산타 50명이 펼치는 신나는 캐럴 연주 ‘크리스마스 아이스링크 밴드 쇼’, 뮤지컬+애크러배틱+매직 쇼로 구성된 ‘신데렐라의 크리스마스 파티’, ‘산타 거리공연’ 등의 이벤트가 한창이다. 02-4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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