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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0월 1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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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배우 겸 제작자인 류더화(劉德華) 씨가 관객들에게 인사한 뒤 앉았다가 너무 기쁜 듯 다시 일어나 인사하며 말했다. 그런 그를 보며 활짝 웃던 한국의 대표 배우 안성기 씨는 “같은 배우지만 팬이기도 한데 작년 10월부터 영화 ‘묵공’을 같이 찍으며 친구가 돼 아주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영화인생 50년의 안 씨와 20년의 류 씨가 관객들과 함께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오픈 토크’.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행사 중 하나로 해운대 야외무대에서 13일 오후 열렸다.
하얀 브이넥 니트를 입은 류 씨는 올해 마흔 다섯이지만 전성기 때와 비슷한 모습이었고, 하늘색 셔츠를 입은 안 씨는 평소처럼 편안해 보였다. 둘 다 청바지 차림이었다.
최근 제작자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류 씨는 이번에도 제작자 자격으로 부산을 방문했다. “그동안 연기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이 저에게 기회를 주었어요. 저도 새로운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제작 일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 영화사를 열고 나선 4000만 홍콩달러(약 49억 원)를 손해 봤는데 그걸 메우기 위해 영화에 많이 출연했어요. 이젠 손익분기점은 넘었죠.”
다작으로 유명한 그가 농담처럼 말했다. 그러자 안 씨는 “나는 제작 쪽은 잘 모른다”면서 선배 배우로서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후배들에게 ‘야, 내가 이렇게 나이 들어서도 하고 있잖아. 너도 해봐’ 하며 배우의 정년을 늘리는 것이 나의 역할입니다.”
류 씨는 내년 한중 합작영화 ‘삼국지’에 조자룡 역할로 출연한다.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한 묵공은 중국에서 11월, 한국에서는 내년 1월 개봉된다. 류 씨는 “다음에는 안성기 씨와 한국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 대사만 많지 않다면”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인기 절정의 젊은 배우들은 아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열렬했다. 이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환호가 이어졌다. 한 관객이 그토록 오래 사랑받는 ‘장수 비결’을 물었다.
안 씨는 “영화 그 자체를 사랑하고 집중해서 열심히 하면 인기도 명예도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류 씨 역시 “그저 열심히 한 게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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