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이야기]<110>賢人易疎, 小人易親

  • 입력 2006년 9월 27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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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賢人易疎(현인이소), 小人易親(소인이친)’이라는 말이 있다. ‘賢’은 ‘현명하다’라는 뜻이다. ‘賢人’은 ‘현명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易’는 ‘쉽다’는 뜻으로 ‘이’로 읽는다. ‘容易(용이)’는 ‘받아들이기 쉽다’라는 말이다. ‘易’를 ‘역’으로 읽으면 ‘바꾸다’라는 뜻이 된다. ‘貿易(무역)’은 원래 ‘물건을 바꾸고 바꾸다’라는 뜻이다. ‘貿’도 ‘바꾸다’라는 뜻이다. 요즘에는 외국과의 교역을 나타낸다. 외국과의 교역 초기에는 공통된 화폐가 없었고 언제나 물물교환의 형태여서 이런 말이 나왔다.

‘疎’는 ‘멀다, 멀어지다, 멀리하다’라는 뜻이다. ‘小’는 ‘작다’라는 뜻이다. ‘작다’라는 뜻으로부터 ‘낮다, 가볍게 여기다, 못나다’라는 의미가 나왔다. ‘小人’은 ‘못난 사람, 소인배’를 말한다. ‘親’은 ‘친하다, 가깝다’라는 뜻이다. 세상에서 가장 친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은 부모이므로, ‘親’에는 ‘부모’라는 뜻이 있다. ‘父親(부친), 母親(모친)’의 ‘親’은 ‘어버이’라는 뜻이다. ‘父親’은 원래 ‘남자 어버이’라는 뜻이며, ‘母親’은 원래 ‘여자 어버이’라는 뜻이다. 부모 다음으로 친한 것이 친척이다. 그러므로 ‘親’에는 ‘일가친척’이라는 의미가 생겼다. 정리하면 ‘賢人易疎’는 ‘현명한 사람은 멀리하기 쉽다’라는 말이 되며, ‘小人易親’은 ‘소인배는 친해지기 쉽다’라는 말이 된다.

왜 그럴까? 현명한 사람의 행동은 반듯하고, 생각도 반듯하다. 주위 사람에게도 그런 행동과 생각을 요구한다.

이런 요구는 정당하지만 행동과 생각이 흐트러진 사람에게는 부담스럽다. 현명한 사람을 멀리하고 싶은 경우는 나의 행동과 생각이 흐트러져서이다. 이런 때는 차라리 소인배를 가까이 하고 싶어진다. 나의 삶에 유익한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다. 내 주위의 사람은 어떤지 살펴보자. 그것이 나의 자화상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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