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월드컵 중계권도 싹쓸이…1250억원에 독점계약

  • 입력 2006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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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 중계권도 지상파 방송 3사 간 합의한 ‘코리아풀(Korea pool)’을 깨고 독점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한국방송협회 등에 따르면 SBS의 자회사인 SBS인터내셔널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아시아지역 월드컵 중계 재판매권을 사들인 일본의 광고회사 덴쓰(電通)로부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2014년 월드컵(개최지 미정)을 한데 묶은 중계권을 최소 1억3000만 달러(약 1250억 원)에 독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을 한데 묶은 중계권료 6000만 달러(2002년 3500만 달러, 2006년 2500만 달러)보다 배 이상 상승한 금액이다. SBS가 2010∼2016년 동·하계 올림픽에 이어 2010∼2014년 월드컵 중계권까지 확보함에 따라 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싼 지상파 방송사 간의 분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SBS 관계자는 “아직 덴쓰 측과 최종 가격협상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SBS 측은 또한 “SBS인터내셔널이 확보한 중계권을 KBS와 MBC에도 재판매해 방송 3사가 모두 월드컵을 중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 MBC 측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2010, 2014년 월드컵의 경우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도 불투명한데 1억 달러가 넘는 중계권료를 지불하고서는 도저히 채산성이 맞지 않을 것”이라며 “지나친 중계권료로 외화 유출을 부추기는 SBS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MBC는 “FIFA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측에서는 ‘코리아풀’을 깨고 개별접촉을 통해 중계권을 비싸게 팔기 위해 심혈을 다해 왔다”며 “올림픽 중계에 이어 방송 3사 사장단이 합의한 코리아풀 합의서를 파기한 SBS에 대해 KBS와 협의해 민사소송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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