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정체성 찾는 ‘미완의 밴드’… 3집 발매한 ‘버즈’

  • 입력 2006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24일 3집 ‘퍼펙트’를 발표한 남성 5인조 밴드 ‘버즈’. 데뷔 후 2년 반 동안 50회 가까운 전국투어 콘서트를 가졌고 올해 역시 7월부터 13개 도시에서 16회 공연을 계획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윤우현(기타), 민경훈(보컬), 신준기(베이스), 김예준(드럼), 손성희(기타). 강병기 기자
24일 3집 ‘퍼펙트’를 발표한 남성 5인조 밴드 ‘버즈’. 데뷔 후 2년 반 동안 50회 가까운 전국투어 콘서트를 가졌고 올해 역시 7월부터 13개 도시에서 16회 공연을 계획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윤우현(기타), 민경훈(보컬), 신준기(베이스), 김예준(드럼), 손성희(기타). 강병기 기자
인터뷰 내내 다섯 청년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기선제압’용으로 던진 질문 “‘버즈’란 밴드의 정체는 무엇인가”가 인터뷰 전체의 화두가 될 줄은 몰랐다. 이들은 꽤 진지했다.

“끝없이 정체를 찾아가는 밴드라고 할까요? 아직은 ‘미완’의 밴드지만요.”(김예준)

“골수 록 마니아들에게 ‘록 발라드만 부르는 버즈가 무슨 록 밴드냐’며 악평을 받는 것쯤은 저희도 알고 있어요. 저희는 그저 대중음악을 하는 밴드일 뿐이죠.”(신준기)

24일 3집 ‘퍼펙트’를 발매한 남성 5인조 밴드 ‘버즈’.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꽃미남 밴드’, ‘록 발라드 밴드’ 같은 수식어였다.

#1… 미완을 노래하다

2003년 10월 ‘어쩌면’으로 데뷔한 버즈는 지난해 발표한 2집 ‘이펙트’에서 ‘겁쟁이’, ‘가시’ 등 네 곡의 히트곡을 내며, 26만 장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11월 디지털 싱글(음반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발표하는 신곡)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로 벨소리, MP3 다운로드 등에서 15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10대 팬들이 “버즈 만만세”를 외치는 동안 안티 팬들로부터는 끊임없이 정체성 문제가 제기됐다.

“제가 TV 오락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했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어요. … 이 시대는 뮤지션보다 엔터테이너나 인기 연예인을 더 원하는 것 같더라고요.”(민경훈)

성공에 대한 부담감과 밴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3집에 고스란히 담겼다. ‘발라드 전문 밴드’ 꼬리표가 억울했다는 듯 멤버 손성희(기타)와 윤우현(기타)은 강렬한 자작 록 ‘고 어웨이’와 ‘미완예찬’을 각각 만들어 ‘한풀이’를 했다. 보컬 민경훈 역시 부담감에서 벗어나려는 듯 힘을 뺀 채 노래를 불렀다. ‘붉은 악마’와 함께 부른 2006 독일 월드컵 주제가 ‘레즈 고 투게더’도 실었다. 그러나 수록곡 절반은 여전히 록 발라드곡이다.

‘히트 공식’을 답습한 타이틀 곡 ‘마이 달링’과 ‘마이 러브’, ‘은인’ 등은 ‘대박 조짐’이 보이지만 팬들이 ‘버즈’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 이상일지 모른다.

#2…미래를 노래하다

“마음 같아선 고막이 찢어질 듯한 강렬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는데… 대중성 때문에 우리가 만든 강렬한 록 스타일의 곡들이 많이 빠졌어요. 차라리 ‘퍼펙트’라는 앨범 제목보다 ‘발라드’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지도 몰라요.”(윤우현)

음악적으로 아직은 ‘미완’의 밴드지만 “언젠간 강렬한 록 앨범을 완성할 것”이라며 부글부글 끓는 속을 억누르는 버즈. ‘부족한 나이지만 꿈을 꾸는 난 이대로 아름다운걸’이라는 ‘미완예찬’의 가사는 ‘버즈’의 자화상 같다.

그래도 여전히 이들의 ‘질풍노도’는 멈추질 않았다. “우리의 최대 라이벌(?)인 ‘동반신기’가 90점이면 우린 아직 60점에 불과하다”는 이들의 말처럼.

“가요 순위 등수나 전문가 평이 무슨 소용이에요. 그저 저희는 ‘롤링 스톤스’처럼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레스폴’ 기타 잡고 연주하고 싶을 뿐이에요. 그때도 여전히 우리는 ‘미완의 밴드’라며 울부짖을걸요.”(손성희)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