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근-현대화가 11인 작품해부 …‘이유 있는 아름다움’

  • 입력 2006년 3월 18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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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의 ‘독서’(왼쪽). 요철이 없었다면 별다른 특징이 없었겠지만(오른쪽) 유화 물감을 칠한 요철로 인해 박수근 그림만의 아름다움을 갖게 됐다. 사진 제공 아트북스
박수근의 ‘독서’(왼쪽). 요철이 없었다면 별다른 특징이 없었겠지만(오른쪽) 유화 물감을 칠한 요철로 인해 박수근 그림만의 아름다움을 갖게 됐다. 사진 제공 아트북스
◇ 이유 있는 아름다움/지상현 지음/240쪽·1만5000원·아트북스

뛰어난 화가들의 그림을 두고 왜 아름답다고 하는 걸까. 이 책은 근·현대 우리 화가 11명의 그림의 ‘이유 있는 아름다움’을 밝혀 준다. 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한사람 한사람의 작품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평이한 용어에 이해를 돕는 분석도가 곁들여져 ‘미(美)의 비밀’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즐거움을 준다.

민중미술가 강요배의 ‘마파람1’. 구름이나 파도 하나하나를 묘사하기보다는 대상의 움직이는 결을 살리는 데 집중함으로써 자신만의 회화미를 만들어냈다. 사진 제공 아트북스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매번 최고가를 경신하는 박수근 회화의 미는 ‘시각적 복잡도’라는 개념을 통해 분석된다. 박수근의 작품에는 그림을 아름답게 만드는 적당한 복잡함이 있는데 그 열쇠는 ‘마티에르(요철)’이다. 기름 뺀 유화물감을 켜켜이 칠해 그림 표면에 작고 거친 마티에르를 수없이 만들고, 이로 인해 그림 표면에 많은 농담의 변화가 만들어진 것. 저자는 화가들이 예술적 직감으로 생산한 작품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그 결과 그림의 심미적 예술적 가치가 한껏 높아진다. 그림의 순수한 아름다움, 숨겨진 가치를 찬찬히 깨달아 가며 감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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