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아담, 바이러스의 자서전

  • 입력 2006년 3월 1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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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바이러스의 자서전/에릭 나타프 지음·이상해 옮김/377∼385쪽·전2권 각권 9500원·현대문학

불임은 환경 오염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심각한 문제다. 프랑스의 방사선과 의사인 저자는 이 사회적인 문제에 상상력을 더해 과학 소설을 썼다. 남성 생식세포 Y염색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후천성 불임 증후군’이라는 질병이 생겨났다고 가정한 것.

소설은 인공수정 전문의인 막스 주르노가 불임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책 중간 중간 바이러스들이 등장해 끈기 있게 존재감을 이어온 것을 자랑하는 등 제 목소리를 낸다.

소설은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패닉 상태에 빠진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불임이라는 ‘질병’은 인류의 멸망으로 이어지기 때문. 소설은 상상에서 비롯됐지만 내용은 현실적이다. 의학연구소 내부의 갈등, 각국 학계 간의 정보전, 보건 당국의 안이한 대처방식 등 새로운 질병을 둘러싸고 벌어질 수 있는 일을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저자의 현장 경험과 바이러스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 소설에 담겼다. 기고가로도 유명한 저자답게 속도감 있으면서도 단단한 글 솜씨를 보여 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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