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두번째 추기경 탄생]추기경은 어떤 자리

  • 입력 2006년 2월 2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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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2일 발표한 새 추기경은 총 15명이다. 15명 중 12명은 80세 미만으로 이들은 콘클라베에서 후임 교황 선출을 위한 투표권을 가진다.

이로써 추기경은 모두 193명(현재 178명)이 되며, 이 가운데 120명이 교황 선출 투표권을 갖는다. 현재 110명이 투표권을 갖고 있고 12명이 추가되지만 4월 전에 2명이 80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 수를 12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가톨릭 교회법 규정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명단에는 신앙교리성 장관인 윌리엄 레바다 대주교와 요한 바오로 2세의 오랜 개인비서였던 스타니슬라브 지비슈 폴란드 크라코 대주교가 포함됐으며 미국 가톨릭의 성추행 스캔들로 사직한 버나드 로 전 추기경 후임에는 숀 패트릭 오맬리 보스턴 대주교가 임명됐다. 조지프 천 홍콩 주교도 새 추기경에 임명됐는데 홍콩 주교의 추기경 서임은 교황청이 중국에서 종교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추기경의 임명은 어떤 경우든 교황의 개인적 선택에 달려 있다.

추기경은 가톨릭의 교계제도에서 최고 권위자인 교황 다음 가는 고위 성직자다. ‘교회의 원로원 의원’으로도 불리는 이들은 전 세계 교회 운영에 있어서 교황의 주요 협조자로서 교황에 의해 선임돼 교황을 보필하고 교황의 자문에 응한다.

추기경은 교황을 의장으로 하는 추기경 회의(Consistorium)를 구성하며 교황 공석 시(교황 사임이나 사망 시)에 교황 선출권을 갖는 특권이 있다. 교황 사후 15일 이내에 추기경들이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새 교황을 선출한다. 단 1971년 바오로 6세 때부터 연령 제한을 두어 80세 이상이 된 추기경은 교황 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없다.

추기경들은 평상시에 교황청과 바티칸시국의 여러 부서의 장관 또는 위원으로 활동하며 교황이 소집하는 회의에 참석한다. 모든 추기경은 바티칸에 상주하지 않더라도 바티칸시국의 시민권을 갖는다.

예우에선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 수단(사제가 평소에 입는 겉옷) 등 복장이 순교의 피를 상징하는 진홍색으로 바뀌고 주교들이 들어갈 수 없는 일부 봉쇄 수도원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정도다.

과거에는 추기경이 로마에 가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벤츠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게 관례였다고 한다. 김수환 추기경은 회고록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에서 “추기경이 된 직후 로마에서 벤츠 승용차를 이용해 보았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까 공짜가 아니라 이용자가 요금을 내는 것이었다. 일반 택시 요금보다 배나 비쌌다. 그래서 그 후부터 택시를 이용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다음은 22일 새로 임명된 추기경 명단.

△윌리엄 레바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프랑크 로드 교황청 봉헌생활성 장관 △아고스티노 발리니 교황청 대심원장 △호르헤 리베라토 우로사 사비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대주교 △가우덴시오 로살레스 필리핀 마닐라 대주교 △장피에르 리카르 프랑스 보르도 대주교 △안토니오 카리사레스 료베라 스페인 톨레도 대주교 △정진석(니콜라오) 한국 서울 대주교 △숀 패트릭 오맬리 미국 보스턴 대주교 △스타니슬라브 지비슈 폴란드 크라코 대주교 △카를로 카파라 이탈리아 볼로냐 대주교 △조지프 천 홍콩 주교(이상 80세 미만) △안드레아 코르데로 란차 디 몬테제몰로 로마 성바오로 성당 수석사제 △피터 데리 가나 타말레 명예대주교 △알베르트 반호예 전 성서대학 학장(이상 80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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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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