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세잔의 명화 어디 있었나 했더니…

  • 입력 2006년 2월 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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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프랑스 인상파 화가 폴 세잔의 그림 등 7점의 미술품을 미국의 한 은퇴한 변호사가 갖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매사추세츠 주에 살고 있는 로버트 마디로시안(71) 씨가 보관하고 있는 그림 7점은 1978년 영국 버크셔 주의 한 미술품 소장가 집에서 도난당한 것. 이 중 세잔의 작품 ‘화병과 과일(Bouteille et Fruits)’은 수백만 달러를 호가한다.

마디로시안 씨는 원주인인 마이클 배크윈 씨의 반환소송에 따라 이들 그림이 몰수되는 것은 물론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그는 보스턴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작품이 변호사로 일할 당시 사건을 의뢰했던 한 고객이 자신의 집에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고객이 이들 작품을 플로리다로 가져가 처분하려 하기에 그러다 적발되면 기존 사건과 병합돼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고객이 그림들을 자신에게 맡겨 다락에 뒀다는 것.

이 고객은 이듬해인 1979년 빚쟁이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마디로시안 씨는 그림들을 보관해 온 이유에 대해 “단지 도난당한 물품을 되찾아 주는 대가로 10%의 사례비를 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사망한 후) 원주인에게 돌려주려 했지만 그림들이 전혀 보험에 들어 있지 않아 생각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주인인 배크윈 씨와 영국 런던 소재 도난미술품 추적센터(ALR)는 지난해 런던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달 31일 마디로시안 씨에게 소송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ARL 측은 나아가 미연방수사국(FBI)이 나서서 그가 도난 과정에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디로시안 씨는 세잔의 작품뿐 아니라 모리스 드 블라맹크, 모리스 위트릴로 등 프랑스 거장들의 작품도 보관하고 있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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