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프로가 뽑은 프로]<5>영화

  • 입력 2005년 12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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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영화 제작자에는 ‘싸이더스FNH’의 차승재 공동대표가, 최고의 감독에는 박찬욱 감독이 뽑혔다. 또 최고의 남자배우에는 황정민이, 최고 여배우에는 전도연이 꼽혔으며 올해 최고의 영화에는 ‘말아톤’이 선정됐다. 2003년 2월에 이어 영화계 종사자들에게 한국 영화계 ‘최고의 고수(高手)’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16∼22일 진행된 이번 조사는 영화 제작자, 투자자, 감독, 마케팅과 배급사 대표, 평론가 등 총 50명에게 설문을 보냈고 이 중 43명이 답변했다. 조사 방법은 응답자들이 항목별로 3명 또는 3개의 작품을 선정하도록 했다. 조사를 통해 지난 2년간 한국영화계의 지형도 변화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 상승

강력한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때’를 만나지 못했던 두 인물이 드디어 ‘폭발’했다. 장진과 황정민.

먼저 올해 최대 흥행작인 ‘웰컴 투 동막골’의 원작과 각색, 제작을 맡은 장진 감독. 2003년 그 어떤 분야에서도 5위 안에 들지 못했던 그는 2년 만에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 부문 1위에 오르는가 하면, ‘기획력이 가장 뛰어난 제작자’(2위) ‘인재 발굴에 가장 힘쓰는 제작자’(공동 4위)에서도 순위에 들었다. ‘…동막골’을 통해 그가 박광현 감독이라는 ‘보석’을 발굴해 낸 성과가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박수칠 때 떠나라’를 연출해 ‘흥행감각이 가장 뛰어난 감독’에도 공동 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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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말아톤’을 제작한 ‘시네라인2’의 석명홍 대표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번 순위에 들지 못했던 LJ필름 이승재 대표는 ‘여자, 정혜’ ‘러브 토크’ 등을 제작하면서 ‘인재 발굴에 가장 힘쓰는 제작자’ 2위에 올랐다.

연기 분야에서는 배우 황정민의 도약이 확인됐다. 연극배우 출신인 그는 ‘여자, 정혜’ ‘달콤한 인생’ ‘너는 내 운명’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천(千)의 얼굴’을 선보이면서 전성기를 맞았고 ‘최고의 영화배우(남)’ ‘연기력이 가장 뛰어난 배우(남)’ 부문을 휩쓸었다. 그는 2년 전에는 순위에 들지 못했다. ‘말아톤’에 출연한 조승우와 ‘웰컴 투 동막골’ ‘연애의 목적’에 나온 여배우 강혜정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가장 주목할 만한 신인배우’의 경우 남자는 이준기(‘왕의 남자’)와 이태성(‘사랑니’)이, 여자는 정유미(‘사랑니’)가 1위에 올랐다.

박찬욱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로 최고의 위치에 올라섰다. 감독 관련 4개 부문 중 2003년 3개 부문에서 5위 안에 들었던 그는 이번 조사에서 ‘최고의 감독’ ‘작품성이 가장 뛰어난 감독’ ‘영상감각이 가장 뛰어난 감독’ 등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흥행 감각’에서 지난번에 3위를 차지했던 강우석 감독은 ‘실미도’와 ‘공공의 적 2’의 성공에 힘입어 1위로 뛰어올랐다.

영화 투자 부문에서는 ‘쇼박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어 올해 ‘말아톤’ ‘웰컴 투 동막골’ ‘가문의 위기’ 등 빅 히트작을 연달아 낸 쇼박스는 2년 전에는 순위에 못 들었으나 이번 조사에선 1위에 올랐다. 영화관은 5위권 밖이던 롯데시네마가 2년 만에 4위를 차지한 것이 눈길을 끈다.

○ 수성(守成)

‘남극일기’ ‘연애의 목적’ ‘천군’ ‘소년, 천국에 가다’ ‘연애’를 제작한 차승재 싸이더스FNH공동대표가 2003년에 이어 ‘최고의 영화 제작자’, ‘한국영화 수준 향상에 공헌한 제작자’, ‘인재 발굴에 가장 힘쓰는 제작자’ 등 3개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올해 빅 히트작을 내지는 못했지만, 신인감독을 발굴해 대규모 영화를 맡기는 등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베팅’하는 배포 큰 제작 태도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심재명 ‘MK픽처스’ 사장은 ‘기획력이 가장 뛰어난 제작자’ 부문에서만 1위 자리를 내어주었을 뿐 ‘마케팅 감각이 가장 뛰어난 제작자’와 ‘제작일정 관리 및 비용 계산이 가장 철저한 제작자’ 부문에서 여전히 1위를 지켰다. MK픽처스는 올해 ‘몽정기2’ ‘그때 그 사람들’ ‘안녕, 형아’ ‘광식이 동생 광태’를 제작했다.

또 ‘너는 내 운명’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여배우 전도연은 ‘최고의 영화배우(여)’와 ‘연기력이 가장 뛰어난 배우(여)’에서 여전히 1위를 고수하면서 국내 최고의 여자배우임을 입증했다.

○ 하락

제작자의 경우 2003년 ‘최고의 제작자’ 등 3개 부문에서 5위 안에 들었던 신씨네의 신철 대표가 올해 조사에선 순위에 들지 못했다.

감독 부문은 2003년 ‘최고의 감독’ ‘작품성 뛰어난 감독’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이창동 감독, ‘최고의 감독’ ‘작품성이 뛰어난 감독’ ‘영상감각이 뛰어난 감독’에서 순위 안에 들었던 임권택 감독이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흥행 감각’에서 1위였던 윤제균 감독 역시 이번엔 순위권 밖이다.

배우 부문도 부침이 심했다. 송강호는 ‘현상유지’ 했으나, ‘최고의 배우’ ‘연기력이 가장 뛰어난 배우’에서 1위를 휩쓸었던 설경구는 이번 조사에서 모두 5위로 내려앉았다. 역시 두 분야에서 5위 안에 들었던 최민식과 한석규는 이번에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여배우의 경우 2003년 순위에 들었던 심은하, 전지현, 장진영, 김정은, 이미숙은 하락세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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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들 (가나다순)▽

강우석(감독) 강유정(평론가) 곽경택(감독) 김광섭(롯데시네마 대표) 김동주(쇼이스트 대표) 김미희(싸이더스FNH 공동대표) 김상진(감독) 김영진(평론가) 김우택(쇼박스·메가박스 대표) 김인수(시네마서비스 대표) 김주성(CJ엔터테인먼트 대표) 김형준(한맥영화사 대표) 노종윤(노비스엔터테인먼트 대표) 박동호(CGV 대표) 서영주(씨네클릭아시아 이사) 석명홍(시네라인2 대표) 송해성(감독) 심영섭(평론가) 심재명(MK픽처스 사장) 심희장(씨티극장 실장) 양중경(진인사필름 대표) 오기민(마술피리 대표) 오정완(영화사 봄 대표) 유인택(기획시대 대표) 이광모(백두대간 대표·감독) 이상용(평론가) 이승재(LJ필름 대표) 이준익(씨네월드 대표·감독) 이춘연(씨네2000 대표) 임승용(시오필름 대표) 장진(감독) 전찬일(평론가) 정승혜(영화사 아침 대표) 정태성(쇼박스 본부장) 정훈탁(IHQ 대표) 지미향(필름 매니아 대표) 차승재(싸이더스FNH 공동대표) 채윤희(올댓시네마 이사) 최성민(유니코리아 대표) 최완(아이엠픽쳐스 대표) 최용배(청어람 대표) 황영미(평론가) 황우현(튜브픽쳐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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