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프로가 뽑은 프로]<7>방송

  • 입력 2005년 12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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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의 방송 스타는 단연 ‘삼순이’였다. 동아일보 문화부가 51명의 현직 방송인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는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이 뽑혔다. 최고의 드라마 PD는 ‘…김삼순’을 연출한 김윤철(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PD, 최고의 드라마 작가 역시 ‘…김삼순’의 김도우 작가였다.》

▼최고의 여자 주연배우 김선아▼

“2005년은 ‘삼순이’로 시작해 ‘삼순이’로 끝났다.”

드라마 PD들의 말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은 외모 지상주의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여성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 드라마 이상의 무언가를 대중에게 어필했다는 평을 얻었다. 이는 KBS ‘장밋빛 인생’의 ‘맹순’, SBS ‘프라하의 연인’의 ‘재희’가 인기 드라마 여주인공에 그친 점과 차별화된다.

하지만 ‘김삼순’이란 롤 모델도 탤런트 김선아(30)가 없었다면 이토록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방송인들은 입을 모은다.

김선아는 솔직담백하고 직설적인 극중 김삼순의 행태를 120% 소화해냈다. 김선아 자신도 삼순이가 사랑받은 이유를 “시청자들이 삼순이를 본인의 이야기로 생각한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들리는 대사와 행동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 “너무 오래 굶주렸어”, “뻑이가요, 뻑이” 등 다소 거친 듯하지만 솔직한 대사들은 김선아의 유머러스한 표정 연기에 실려 ‘김삼순 어록’으로 확산됐다. 촬영 당시 김선아는 ‘삼순이’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7kg 이상 살을 찌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96년 화장품 CF로 데뷔한 김선아는 ‘위대한 유산’, ‘해피에로크리스마스’(2003년), ‘S다이어리’(2004년), ‘잠복근무’(2005년) 등 주로 영화에서 ‘망가지는 역’으로 활약하며 코믹 여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 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최고의 개그맨-예능MC 유재석▼

“항상 성실한 자세로 임한다는 생각만 합니다. 무조건 열심히….”

어눌한 말투와 순박해 보이는 외모… ‘메뚜기’라 불리는 사나이. MC 겸 개그맨인 유재석(33)은 24일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기라성 같은 연예인을 누르고 전체 대상을 차지했다. KBS ‘해피투게더-프렌즈’,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강력 추천 토요일’, SBS ‘진실게임’, ‘일요일이 좋다’ 등 지상파 3사 간판 오락 프로그램을 누비며 맹활약했다.

예능 PD들은 유재석이 신동엽, 김용만, 강호동 등 다른 스타급 MC들을 제치고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한 이유에 대해 △출연자들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진행 스타일(혼자 프로그램을 끌고나가기보다는 게스트들과 함께 행동) △상대를 폄훼하는 유머보다 오히려 당하는 역할을 주로 하는 ‘희생 개그’를 이유로 꼽았다. 한 마디로 유재석에게는 ‘안티’ 그룹이 없다는 것.

1991년 제1회 KBS 대학개그제로 데뷔한 그는 초창기 정통 코미디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KBS ‘서세원 쇼’ ‘토크박스’ 코너에서 말 잘하는 개그맨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예능 프로그램 MC를 맡으며 스타급으로 떠올랐다.

KBS ‘해피투게더-프렌즈’의 윤현준 PD는 “PD가 30분 분량이라고 생각하는 녹화를 2∼3시간 정도 목이 쉬도록 녹화하는 성실함이 유재석의 가장 큰 무기”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삼순이’ 앞엔 거칠 것 없어라▼

설문 응답자는 지상파 방송 현역 PD, 방송작가, 외주제작사 관계자 등. 설문 문항은 ‘올해 최고의 드라마’ ‘최고의 주연배우’ 등 18개였으며 항목별로 3명 또는 3개 작품의 추천을 부탁했다.

최고의 드라마로 ‘…김삼순’을 꼽은 사람은 34명. 뚱뚱하고 안 예쁘지만 일과 사랑 모두에 긍지를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 삼순이에게 방송인들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응답자 중 29명이 김윤철 PD를 최고 연출가로, 28명이 김도우 작가를 최고 작가로 꼽았다. 김삼순 역을 맡은 탤런트 김선아는 29명의 추천으로 최고의 주연 여자배우로 뽑혔다. 네 항목 모두 응답자 절반 이상의 표가 모아졌다. 드라마에 처음 출연한 혼혈 탤런트 다니엘 헤니도 최고의 조연 남자배우(8명)로 선정됐다.

최고 오락 프로그램으로는 ‘상상플러스’(23명)와 ‘해피투게더-프렌즈’(20명) 등 KBS 오락프로그램이 1, 2위를 차지했다. ‘상상플러스’는 ‘10대들이 모르는 50대의 단어’, ‘50대가 모르는 10대의 단어’를 맞히는 ‘세대공감 올드앤뉴’ 코너로 특히 인기를 모았다. 연예인과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게 해 주는 ‘해피투게더-프렌즈’의 인기도 높았다.

‘해피투게더-프렌즈’ MC인 개그맨 유재석은 최고의 예능MC로 꼽혔다. 응답자의 75%인 38명이 그를 지지했다. 독특한 카리스마나 캐릭터를 강점으로 삼는 기존 토크쇼나 오락 프로그램의 MC와 달리 유재석은 게스트를 받쳐주는 편안한 진행으로 시청자와 방송인의 호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방송인들은 유재석이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SBS ‘일요일이 좋다’ 등 오락프로그램에서 MC를 맡아 보여준 재치와 순발력에 찬사를 보내면서 최고의 개그맨(14명)으로도 꼽았다.

최고의 교양 프로그램은 올해 최대의 이슈 ‘황우석 파문’의 진원지가 된 MBC ‘PD수첩’(28명)이 선정됐다. 최고의 교양MC 부문은 각축이 치열했다. 정은아(KBS ‘비타민’ 등) 임성훈(SBS ‘생방송 세븐데이즈’ 등) MC가 각 9표로 공동 1위에 올랐으며 손석희(MBC ‘100분토론’ 등) 정진영(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 한 표 차인 각 8표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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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가나다순)▼

△PD=김시규 김진홍 김충 박수동 양승동 이규환 이덕건 이성주 홍성덕 황용호(이상 KBS) 고재형 곽동국 김사현 민현기 방성근 안우정 이창섭 정운현 정호식 최병륜 최영근 최원석 한희(이상 MBC) 공영화 김영섭 김태성 김혁 송영재 장광호 운군일 이웅모 이창태 정병욱 정순영 지석원 허웅(이상 SBS) 이종복 손복희 남선숙 김현(이상 EBS) △작가=김기호 김인영 신정구 예랑 이강덕 이선미 최완규 △외주제작사=김일중(DY엔터테인먼트) 김희열(팬 엔터테인먼트) 박창식(김종학 프로덕션) 배종병(에이트픽스) 황찬호(JS픽처스) △교수=김윤철(한국예술종합학교) 주철환(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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