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파동]MBC 崔사장 “경거망동 말라” 입단속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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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16일 열린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MBC 관계자는 이날 “15일 방영된 ‘특집-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는가’를 통해 MBC가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했다”며 “당분간은 사태의 흐름을 지켜볼 뿐 우리가 앞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순(崔文洵) 사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프로그램 질 향상에 힘쓰자”고 말했다. 최 사장은 15일 밤늦게 시사교양국 사무실을 찾아 “PD수첩 주장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고 해서 경거망동해선 안 된다”고 직접 경고할 정도로 입단속을 당부했다.

그러나 내부 분위기가 꼭 조심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줄기세포 의혹에 대해 50분을 할애해 23꼭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또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기자회견을 오후 10시부터 2시간에 걸쳐 재방송했다. 이는 오후 5시 임원회의에서 결정됐다. 프라임 타임인 오후 10시대의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같이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까지 희생한 것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일부에선 “워낙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 재방송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다른 쪽에선 “MBC가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와중에 PD수첩 프로그램의 부활 논의가 일고 있다. MBC 내부에선 15일 방영된 ‘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는가’에서 PD수첩팀의 취재 완성도가 높았던 점이 드러난 만큼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진용(崔震溶) 시사교양국장은 이와 관련해 “PD수첩 부활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으며 경영진의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황 교수의 기자회견에 대해 PD수첩 취재팀은 “황 교수의 기자회견은 아직 주장에 불과하며 검증받아야 할 사안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승호(崔承浩) PD는 “우리가 검사한 2번 줄기세포의 DNA 검사 결과는 미즈메디가 보유한 어떤 줄기세포의 DNA지문과도 일치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실험이 정확했던 점을 감안할 때 황 교수가 우리에게 준 2번 줄기세포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줄기세포와 관련된 진실 규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5일 방영된 ‘특집-PD수첩은 왜…’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은 15.7%로 같은 시간대의 SBS 드라마 ‘마이걸’(14.7%), KBS2 드라마 ‘황금사과’(14.4%)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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